삼성, 내년 1분기 폴더블폰 출시 가능성…후방 생태계 변화 조짐

中 화웨이·오포 등 기술개발 고삐, 美 마이크로소프트 기술 추격 나서

폴더블폰 이미지. 사진=유튜브 캡처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전자업계가 침체된 스마트폰 산업을 되살릴 수 있는 대안으로 폴더블 스마트폰(폴더블폰) 개발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윈도폰을 포기했던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국의 화웨이, 국내 기업간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폴더블폰은 제품의 휘는 특성으로 인해 이에 맞는 소재, 부품 등 후방 생태계의 변화가 크다. 기술선택이 변수가 돼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가 쉽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폴더블폰 '갤럭시X(가칭)'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내년 초 열리는 'CES 2019'에서 제품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산업 하향세로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이를 변곡점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디스플레이가 바깥쪽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의 개발을 중단하고 이를 '인폴딩' 방식으로 전환했다.

인폴딩은 스마트폰을 안쪽으로 접는 방식이다. 폴더블폰에 채용되는 디스플레이는 리지드(경성)가 아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인 까닭에 견고한 유리 대신 플라스틱 재질의 소재가 사용된다. 인폴딩 방식은 생활 스크래치 등 외부 자극에 취약한 플라스틱 소재의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수년간 개발했던 폴더블폰을 내년 내놓기로 정한 것은 중국의 화웨이,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혁신의 과제를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오는 11월 폴더블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같은 인폴딩 방식의 제품으로 크기는 8인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해 폴더블폰 출시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레노버와 오포 역시 지난해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ZTE도 지난해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포갠 형태의 '액슨M'을 선보이는 등 기술 개발에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규모는 오는 2019년 600만대에서 2022년 3700만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여기 더해 마이크로소프트까지 폴더블폰을 개발 중인 정황이 포착되면서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 윈도우폰에 실패했지만 접는 태블릿에 대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컴퓨터를 제조하던 애플이 아이폰을 개발한 것과 유사한 맥락에서 폴더블폰을 개발할 것으로 점쳐진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함께 LG전자 또한 폴더블폰 개발에 나선 것은 이와 관련된 소재, 부품 산업 생태계가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명 폴리아미드(PI) 필름을 양산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등이 폴더블폰 출시에 맞춰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폰 개발의 핵심과제는 유리로 된 디스플레이를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의 개발이다. 플라스틱은 물과 공기의 침투가 가능해 배선 손상, OLED의 결함을 야기할 수 있다. 또 생활 스크래치, 펜으로 터치했을 때 충격을 방어하려면 맨 바깥단을 두껍게 코팅하는 기술이 요구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높은 투과율을 갖췄으면서 구부렸다 폈다할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제품 상용화의 관건"이라며 "접었다 펴도 전극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투명전극 소재, 디스플레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점착제의 역할도 강조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완성품업체가 제품스펙에 대한 정보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는 만큼 공급망이 구축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출시된 제품이 없다보니 완성품업체가 요구하는 기술수준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소재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실제 요구되는 기술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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