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기째 MC사업부 영업적자, 중저가 신제품 효과도 미미할 듯

증권업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매출·영업이익 전망치 하향조정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조성진 부회장의 경영DNA가 LG전자에 고루 미치지 못하고 있다. LG전자의 2분기 매출이 1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MC사업부(스마트폰 담당)는 13분기 연속 적자가 확실시된다.

조성진 부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LG전자의 단독 사령탑 역할을 맡아왔다. LG전자가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1인 CEO(최고경영자) 체제로 전환을 결정하면서 3인 각자대표 체제가 막을 내린 까닭이다.

조 부회장은 고졸 출신으로 역대 최초로 LG전자 부회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76년 용산공고 기계과를 졸업한 뒤 같은해 LG전자의 전신 금성사에 입사해 성공신화를 썼다.

과거 세탁기 전문가로서 LG전자의 H&A(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 사업을 이끌었지만 현재는 모든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LG전자의 사업부문은 H&A 외에도 H&A(TV·PC 등 홈엔터테인먼트), MC(모바일), VC(전장부품), B2B(인포메이션디스플레이, 태양광 모듈) 등으로 나뉜다.

과거 조 부회장은 스마트폰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10여대의 제품을 직접 분해하는 등 악전고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이끈 MC사업부의 쇄신이 수익성 향상과 연결되지 못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일본 도요타자동차 공장에서 본 모듈 생산방식을 2013년 LG전자의 모든 가전 생산라인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가전사업의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린 뒤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라인과 공정에도 이를 반영했다. 기존 부품 단위의 공정을 모듈 생산방식으로 전환해 생산 복잡성을 해소, 가전제품과 동일한 방법으로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13분기 연속 적자수렁에 갇혀있다. 2분기 △X5 △Q7 △Q7플러스 △X2 4종의 중저가폰을 선보였지만 쇠락하는 사업을 일으켜 세우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 MC사업부 영업적자는 1400억~1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영업적자를 심화시키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MC사업부가 3·4분기에도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매출 상승효과를 크게 못 볼 가능성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LG전자 MC사업부 매출이 10조256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전망치였던 10조2830억원에서 0.26% 햐향조정한 값이다.

LG전자 여의도 사옥 전경. 사진=LG전자 제공
지난해 MC사업부문 매출이 11조6663억원을 기록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오히려 12%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MC사업부문 매출이 9조6000억원대에 그친 뒤 내년에는 부진이 심화돼 9조1900억원대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LG전자 MC사업부의 해외매출은 1조70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1분기 2조5337억원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32.8%가 줄었다. 오포, 비보,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주요 3사가 아시아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면서 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조 부회장은 부진한 스마트폰 사업에서 대안을 찾는 것 뿐 아니라 자동차 전장부품, 태양광 모듈을 포함한 B2B 등 신성장동력을 육성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세탁기 분야에만 한우물을 파 다양한 전자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TV 부문 매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 강세와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인해 TV 부문 원가는 상승하는 반면 TV 부문 매출이 원가만큼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며 2분기 LG전자 HE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을 기존 11.7%에서 10.3%로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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