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CD 대량 양산에 OLED·LCD패널 가격 하락세

삼성·LG디스플레이, OLED 비중 확대로 탈출구 모색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이 중국의 물량 공세에 시장 주도권을 상실하고 있다. 중국 LCD(액정표시장치) 업체들이 정부 정책 지원, 이익을 공정에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 구축으로 한국 제품의 시장성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중국발 공세로 TV용 LCD 패널 가격 하락세는 심화되고 있다. 지난 4월 32인치 LCD 패널은 8%, 40인치는 5% 가격 하락세를 나타냈다. 당분간 개선 흐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LCD 저가 공세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의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9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6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기업이 하반기 10.5세대 물량을 내놓는다면 LCD 판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현재로서 LG디스플레이의 대안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사업을 가속화하는 방법 말고는 없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세도 악재다, LG디스플레이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릴때마다 분기당 약 250억~300억원의 영업손실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에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이상부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2일 1055.50원을 기록한 이후 25일 1080원선에 머물며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LCD 업황 부진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언제 적자에서 탈출하느냐다. 이에 대한 고심으로 LG디스플레이는 신축 중인 파주 'P10' 공장을 OLED 기지로 구축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측이 아이폰에 OLED 채용 확대를 재검토하면서 투자를 망설였으나 중국발 LCD 패널 하락세에 선택지가 없어진 까닭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매출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한다(지난해 기준). 또 사업구조가 디스플레이 단일사업으로 구성돼 있는데다 90% 이상을 해외 매출에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흐름에 변동이 생길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CD 패널 가격은 하락폭이 둔화되지 않고 무섭게 빠지면서 1분기까지 이익을 냈던 LG디스플레이의 TV용 패널이 2분기에 적자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OLED 손실이 줄더라도 LCD 손익 악화가 예상보다 커 2분기 전사 영업적자는 예상보다 더 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또 "LCD 가격 전망이 예측불가 국면인데 반해 OLED는 대형이든 중소형이든 적자를 줄여나가며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OLED가 조만간 LCD를 완전히 대체하게 될지도 상황이 불투명하다. 일부 프리미엄 시장을 노린 전자기기를 제외하고 다수의 전자제품에는 LCD 채용이 선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LCD는 가격이 OLED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이 LCD에 투자를 늘리는 것은 현재 OLED 구현 기술력이 부족한 요인도 있지만 LCD 산업이 장기화될 것이란 점을 내다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대만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차세대 공정을 통해 LCD 생산 물량 확대를 준비 중이다. 중국 기업인 BOE 뿐 아니라 대만의 AUO, 이노룩스 등도 지난해 말부터 8세대 LCD 공장을 건립, 생산량 증대를 꾀하고 있다. 전자제품의 기술 평준화로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중저가 제품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시장상황이 안 좋기에 OLED의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며 "올해 초만해도 2분기에 LCD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겠느나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2분기 들어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LG디스플레이와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은 대폭 감소했다. 중국이 저가 LCD 공급을 늘리며 업황 부진을 야기한데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빠진 탓이다. 지난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은 7조5400억원, 영업이익은 4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4%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8.3%가 줄었다. 애플의 주문량 감소, 중국의 LCD패널이 OLED를 대체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2분기 하락세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분기에도 시장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기는 힘들다"며 "55인치, 65인치 72인치 대화면 LCD 패널에 집중해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에 OLED 채용을 늘리는 쪽으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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