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기용 MLCC 양산라인 자동차용 전환…차세대 사업 박차

MLCC 신뢰성 입증 위해 무결점 품질보증체계 강화

사진=삼성전기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기가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호황을 타고 자동차 전장사업을 정조준한다. 부품 신뢰성을 강화해 진입장벽이 높은 전장부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자동차 전장용 MLCC 분야 품질경쟁력 향상을 위해 무결점 품질보증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시장은 운전자 안전성이 담보돼야 하는 특성상 높은 부품 신뢰도를 갖춰야 한다. 고온·고전압 등 환경변화에 따라 일부 MLCC가 고장 나더라도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고신뢰성이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 전장화 물결로 내연기관에 전기화가 이뤄지면서 전기 출력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력 모듈은 고온 및 고전압에서 동작해야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장산업 본격화를 위해 라인업 대응력을 강화하는 한편, 무결점 품질보증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자동차 구조변화로 전자제어장치(ECU) 채용이 늘면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MLCC 시장도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자동차에 채용되는 MLCC는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전자기기 부품과 기능성 차이로 생산라인이 다르다. 일반 IT용 제품에 비해 가격이 4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전기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차량용 MLCC 생산을 위해 부산 사업장 내 IT용 MLCC 양산라인을 자동차용 MLCC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자동차 한 대에는 고부가가치 MLCC가 약 1만~1만5000개 들어간다.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TV 한 대에 MLCC가 800~1000개 들어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고객사 한 곳을 확보할 경우 얻게 되는 수익도 크다. 현재는 모바일에 채용되는 MLCC 시장이 크지만 2022년경이 되면 상황은 역전될 전망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2020년이 지나면 EV(전기차) 등 성장에 따라 자동차 전장산업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자동차 전장화의 급진전이 MLCC의 본격적인 성장국면을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 전장화에 따른 서플라이 체인 변화로 삼성전기의 입지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과거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산업이 자동차 메이커가 부품사로 연결되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자동차 메이커→메가 서플라이어→전자부품 업체→모터 제조사로 변화되고 있다. 메가 서플라이어 입지가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다.

MLCC는 고용량으로 양산해 고가에 판매하는 것이 이익을 내는 핵심이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최신 적층기술로는 적층 수를 700층까지 높일 수 있다. 유전체의 미세화와 내부전극 박층화 등 기술혁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MLCC는 반도체와 산업 구조가 유사하다"며 "반도체는 10나노 이하로 미세화되지만 MLCC의 유전차두께가 0.6~0.4마이크로미터 등으로 미세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MLCC는 기술혁신이 빠르고 기술난이도가 높은 영역으로 대만 등 후발업체들이 하이엔드 영역에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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