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이번주 경영복귀 가능성…기업구조 개편 재계 관심

계열사 7개 순환출자 고리, 지분 처분시 시장 타격·비용도 딜레마

일각선 삼성물산의 순환출자 해소 위해 '정공법' 선택할 가능성도

사진=연합뉴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최근 유럽시장을 다녀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빠르면 이번주 경영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재계가 예상하면서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5대 그룹 중 홀로 남게 됐다. 정부의 압박이 가해짐에 따라 조만간 해법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가 명확하다. 이재용 부회장 석방과 삼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순환 출자는 'A→B→A' 꼬리를 물며 계열사끼리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를 말한다. 주로 재벌들이 적은 지분으로 그룹 지배권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삼성 계열사는 모두 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대표적이다. 삼성그룹은 이 가운데 오는 8월26일까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2.13%)를 추가로 매각해야 한다. 이는 지난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신규 순환출자 관련 유권해석을 변경한데 따른 것이다. 주식 404만주는 5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시장의 충격이 예상된다.

삼성SDI가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하게 되면 우선 3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진다. 아울러 계열사들(삼성전기·삼성SDI·삼성화재) 역시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머지 4개의 순환출자 고리 역시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오너가의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재용 부회장(17.08%)이다. 뒤이어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각각 5.47%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기에 이건희 회장(2.84%) 등을 포함한 오너가의 삼성물산 지분은 총 31.17%에 달한다. 이에 따라 지분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의 총 지분은 6.15% 규모다. 주식시장 시세로 약 1조6000억원 규모다.

일각에서는 매각된 삼성물산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금 동원력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에 더해 공정위가 재벌개혁을 정조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행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의 사례처럼 재단을 이용할 가능성도 낮다. 공정위가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 악용되는 대기업 공익재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 부담이다. 현재 기준으로 삼성복지재단은 삼성물산 지분 0.04%를, 삼성문화재단은 0.60%, 삼성생명공익재단은 1.05%를 보유하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측이 삼성물산의 순환출자 해소방법에 대해 정공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윤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높아짐을 고려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 매입에 대한 당위성이 크지만 개인이 일시에 1조6000억원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며 "우호세력 KCC가 삼성물산 8.97%를 보유 중이라는 점에서도 이 부회장이 현시점에서 무리하게 지분을 높일 필요는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순환출자 해소 후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산분리 이슈 역시 과제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식 1주당 가격을 240만원으로 계산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8.27%) 가격은 현재 약 26조원에 이른다. 감독규정이 개정된다면 삼성생명은 이 가운데 20조원 이상의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삼성과 정부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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