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NTP 진행…넷마블의 2018년 미션은

"스피드 경쟁력 저하…선제적 대응 필수"

"플랫폼 확장·자체 IP·AI게임·新장르"

6일 신도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개최한 '제4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발표 중인 방준혁 의장. 사진=고은결 기자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이제는 중국 기업을 경계할 게 아니라 좋은 점은 배워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그래도 게임 개발 역량만큼은 한국이 (중국보다) 뛰어나다고 위안 삼았는데, 이제는 아닙니다." "넷마블은 규모, 글로벌 사업, 개발역량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스피드 경쟁력은 하락했습니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6일 신도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개최한 '제4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 이같이 말했다. 방 의장은 이날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에 대한 분석, 자사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더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킬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 기업, 좋은 점은 배워야 할 시기"

방준혁 의장은 이날 지난 2016년, 2017년 넷마블이 제시했던 미션인 '글로벌 파이오니어(Pioneer)', 'RPG의 세계화'에 대한 성과를 소개했다.

방 의장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2013년부터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특히 2016년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달성하며 '글로벌 파이오니어'라는 미션의 성과를 얻었다.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퍼블리셔 순위를 분석한 결과 넷마블은 한국을 비롯해 대만, 홍콩, 싱가포르에서 1위에 올랐으며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이탈리아, 태국, 브라질, 터키 등에서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견인한 주역인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의 해외 매출 비중도 지난 1월 기준으로 66%에 달했다. 넷마블은 올해 글로벌 파이오니어와 RPG의 세계화를 함께 지속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글로벌 빅마켓의 공략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방준혁 의장은 현재 국내 시장은 10위권 밖의 중위권 시장에서 해외 업체의 잠식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기업의 빠른 성장 속도에 주목했다. 방 의장은 "중국 기업을 경계할 것이 아니라 좋은 점은 배워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면서 현재 중국 시장의 특징을 분석했다.

방 의장은 중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자본경쟁력 확보와 대규모 투자가 두드러지며 △게임 개발 역량의 충분한 확보에 성공했고 △'스피드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중국 기업 중 메이저는 빅마켓, 중소 기업은 터키 등 중소마켓에 적극 진출해 현지화하는 등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게임 개발 역량 또한 더 이상 한국이 위라고 위안 삼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이어 "중국에서 '배틀그라운드'와 비슷한 게임이 불과 4개월 만에 출시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중국 게임사는 신규 대작 MMORPG를 1년 만에 내놓는다. 스피드 경쟁력은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고, 시장 변화에 따른 선점 기회를 많이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 스피드 경쟁력 하락…선제적 대응 강화할 것"

이러한 상황 속에서 넷마블의 현주소에 대한 냉철한 설명도 이어졌다.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은 규모의 경쟁력, 글로벌 사업의 경쟁력, 게임 개발 역량의 경쟁력은 확보했지만 스피드 경쟁력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방 의장은 "이에 따라 선제적 대응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그동안 반박자 앞서 나가는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한 발 더 앞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넷마블이 말하는 선제적인 대응 전략은 △플랫폼 확장 △자체 IP 육성 △AI 게임 개발 △새로운 장르 개척 등 총 4가지다.

우선 플랫폼 확장의 일환으로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콘솔 게임 개발에 나서고, '리틀데빌인사이드' 개발사인 '니오 스트림'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자체 IP 육성에도 세심하게 공들일 방침이다. 방 의장은 "현재 '세븐나이츠2'를 개발 중이며. 이 자리에서 밝히지는 못하지만 세븐나이츠 IP를 총해 신작을 또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스톤에이지', '모두의 마블' 등 자체 IP를 활용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넷마블을 비롯한 국내 대형 게임사가 적극 나서지 않았던 인공지능(AI) 게임 개발도 본격화된다. 방 의장은 "A.I. 서비스 엔진 '콜럼버스'를 고도화하고, 지능형 게임 개발을 위한 A.I.게임 센터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은 또한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한 북미 A.I.Lab도 설립할 계획이다.

방 의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지능형 게임이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라며 "지금부터 지능형 게임의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또한 새로운 장르의 개척에도 팔을 걷어 붙인다. 방 의장은 "이제는 이종(異種) 문화의 콘텐츠 융합이 필요하다"면서 게임과 시네마틱 드라마, K-팝 등이 융합된 타이틀 'BTS WORLD'를 소개했다. 이 게임은 유명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등장하는 콘텐츠를 차용한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기획됐다는 설명이다.

방 의장은 마지막으로 "과거 넷마블은 경영 위기 돌파를 위해 신사업인 모바일에 주력하고 글로벌에서 성과를 거뒀다"면서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 발전을 위해 이제는 사업영역을 적극 확대하는 시기라고 판단하고, 선도적 입지 확보로 미래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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