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IP·독특한 세계관의 '야생의 땅: 듀랑고' 눈길

25일 국내 출시…넥슨 소망대로 '장수 게임' 될까

넥슨 정상원 부사장이 9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야생의 땅: 듀랑고' 론칭 프리뷰 행사에서 듀랑고의 강점에 대해 설명하고 이다. <사진=고은결 기자>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듀랑고'라는 생소한 IP가 사랑받고, '인생 게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넥슨 왓 스튜디오 이은석 PD는 9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야생의 땅: 듀랑고' 론칭 프리뷰 행사에서 "듀랑고가 아시아 시장을 넘어서 전 세계에서 성공하고, 최소 10년 이상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넥슨이 5년 이상의 담금질을 마친 새해 첫 자체 개발작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의 베일이 벗겨지면서 게임머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25일 국내 이용자들과 만날 예정인 듀랑고는 완전히 새로운 IP로 제작됐으며, 현대인이 공룡 세계에서 야생의 땅을 개척한다는 독특한 컨셉으로 구성됐다.

회사 측은 도입 IP가 아닌 새로운 IP, 흔치 않은 컨셉의 신작 듀랑고에 상당한 기대를 거는 모습이 역력하다. 넥슨이 '글로벌 흥행'을 비롯해 '10년 이상 장기 서비스', 이용자들의 '인생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길 소망하는 듀랑고의 경쟁력은 과연 무엇일까.

9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야생의 땅: 듀랑고' 론칭 프리뷰 행사에서 발표 중인 넥슨 왓 스튜디오 이은석 프로듀서. 사진=고은결 기자

◇새로운 IP·낯선 컨셉·…기대감↑

넥슨은 5년 반의 기간 동안 테스트와 수정을 수 차례 반복하며 '처음 보는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마라톤하듯 달려왔다고 설명했다. 듀랑고는 신규 IP를 적용한 새로운 컨셉의 새로운 MMORPG다. 또한 기존의 모바일 MMORPG 인기작들과는 세계관이나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경험 등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듀랑고는 △기존 MMORPG처럼 판타지 세계관이 아닌, 문명의 지식을 갖춘 현대인이 공룡세계에 떨어져 야생의 땅을 개척하는 독특한 세계관 △자연, 땅, 공룡세계의 동물, 다양한 제작 도구 등 재료를 조합해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플레이 방식 △자유롭고 깊이 있는 제작과 건설, 요리, 농사를 즐길 수 있도록 생활 콘텐츠에 방점 △많은 유저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광활한 하나의 공간으로 이뤄진 진정한 MMO 세계 등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이날 넥슨 정상원 부사장은 "한국 게임에서 보기 힘든 낯선 소재와 색다른 게임 플레이"라며 "듀랑고는 '경쟁' 콘텐츠보다도 사용자간 협동과 탐험이 게임을 만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은석 PD는 "이전에 마비노기 영웅전을 개발한 이후 그 교훈을 살려 신작을 구상하며 고민했다"면서 "남들이 따라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듀랑고의 베타 테스트는 작년 7월부터 14개 국가에서 진행 중이며, 실제 152개국의 유저들이 참여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8일 기준으로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280만건에 달한다.

듀랑고에서는 플레이어 수에 맞춰 새로운 섬이 생겨나며, 테스트 기간 동안 만들어진 불안정 섬의 개수는 약 22만개다. 넥슨은 최종적으로 '글로벌 단일 서버'를 목표로 한다. 런칭 시에는 지역별로 서버를 분리해 서비스하지만, 글로벌 런칭 이후 차츰 통합해나갈 계획이다.

넥슨은 작년에도 넥슨레드가 개발한 신규 IP인 '액스(AxE)'를 내놓아 좋은 성과를 거뒀다. '리니지' IP 게임 등 PC원작 기반 게임이 주름 잡는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나름의 도전이었다는 호평도 받았다. 듀랑고는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IP는 물론 독특한 컨셉과 접근 방식으로 벌써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수명이 길지 않은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넥슨이 듀랑고의 목표로 제시한 '10년 이상 서비스 운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저들의 높은 호응과 이로 인해 흥행이 보장되는 선순환이 뒷받침 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국산 모바일 게임의 흥행 사례가 흔치 않은 북미·유럽 시장에서 두터운 이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을 지도 넘어야할 과제다.

한편 넥슨은 듀랑고의 최대 목표가 '장수 게임'으로 우뚝 서는 것인 만큼, 비즈니스 모델을 편의성과 시간 단축, 외형 치장 위주로 선보여 감성적 만족감을 높이는데 특히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사진=넥슨 제공

◇넥슨 '모바일 잔혹사'는 옛말…자체 IP로 자존심 회복

넥슨에 있어 듀랑고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꾸준히 회자된 넥슨 '모바일 잔혹사'의 흔적을 깨끗히 지울 타이틀이다. 전체 게임업계의 명실상부한 맏형이지만, 시장의 중심 축이 모바일로 이동하는 가운데 PC IP 기반의 게임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길 수밖에 없었다.

지난 2014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50개에 달하는 모바일 게임들을 내놓으며 물량 공세 전략을 취했지만 리니지 IP 기반의 게임으로 선전한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 사이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2015년 출시한 'HIT(히트)'에는 이렇다 할 모바일 흥행작이 없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굵직한 기대작들이 성과를 거두면서 넥슨의 모바일 위상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됐다. 작년 7월 27일 출시된 액션 RPG '다크어벤저3', 9월 14일 나온 '액스', 11월 28일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RPG '오버히트' 등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심심찮게 불거진 '넥슨 모바일 잔혹사'란 표어도 옛말이 됐다는 평이다. 넥슨은 다양한 모바일 타이틀의 성과로 자신감을 얻고, 듀랑고를 통해 새해 국내 모바일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히 넥슨의 새해 첫 자체 개발작인 만큼, 듀랑고에 대한 평가는 단순한 매출성과를 넘어 회사의 기획력과 개발력에 관한 자존심이 결부된 것으로 보인다. 정상원 부사장은 "'야생의 땅: 듀랑고'는 기존 모바일 게임 개발 방향에 중요한 의미를 던질 수 있다는 의무감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신선한 컨셉을 무기로 이용자들을 만날 채비를 마친 듀랑고가 개발자들이 가장 원하는 수식 '갓겜(갓과 게임의 합성어)'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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