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결함으로 혈액응고 인자가 부족, 혈액 응고가 잘 안 되는 유전 질환 중 하나인 혈우병A가 영국에서 유전자요법으로 성공적으로 치료됐다.

영국 국립의료보험(NHS) 산하 바츠 헬스(Barts Health) 혈우병 임상실장 존 패시 박사는 제8 혈액응고 인자((factor VIII) 부족으로 발생하는 혈우병A 성인 환자 13명을 제8 혈액응고 인자를 만드는 유전자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9일 보도했다.

제8 응고인자를 만드는 온전한 기능을 지닌 유전자를 무해한 바이러스에 실어 10명에게는 고용량을, 나머지 3명에게는 저용량을 주입했다고 패시 박사는 밝혔다.

그 결과 고용량 그룹은 5개월 후 제8 응고인자가 정상수치로 회복됐고 저용량 그룹은 8개월 후 정상수준에 도달했다.

환자들은 한 차례의 유전자 치료를 받은 1개월 후부터 증상이 개선되기 시작해 18개월 이상 지속됐다.

환자들은 모두 출혈을 막기 위해 거의 매주 한 번씩 맞아야 했던 혈액응고 인자 주사가 필요 없게 됐다.

다른 임상시험에서는 면역반응 이상이 나타날 때가 있었지만,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그러한 부작용이 없었다.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라고 패시 박사는 설명했다.

만약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혈우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이룩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앞서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의 린제이 조지 박사는 이와 유사한 유전자요법으로 혈우병B 환자 10명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혈우병은 부족한 응고인자의 종류에 따라 혈우병A와 혈우병B로 나뉘며 제8 응고인자가 부족한 혈우병A가 전체 혈우병의 약 80%, 제9 응고인자(factor IX)가 부족한 혈우병B가 나머지 20%를 차지하고 있다.

혈우병A는 혈우병B보다 유전자요법에 대한 저항이 훨씬 강하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9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 혈액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미국의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도 게재됐다.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