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3년만의 신작 공개…검은사막 IP활용

오늘부터 사전예약 실시…자체 서비스 예정

원작처럼 글로벌 시장서 좋은 성과 거둘까

23일 역삼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진행된 '검은사막 모바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발표 중인 펄어비스 정경인 대표. 사진=고은결 기자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펄어비스의 PC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이 모바일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PC원작 검은사막은 국내 시장을 넘어 북미, 유럽 등 서양권에서 흥행에 성공한 눈에 띄는 이력을 가졌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을 통해 국산 게임이 PC시장은 물론, 모바일 시장에서도 동양권의 국지적인 성공을 뛰어넘어 세계적인 성과를 거둔 모범 사례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펄어비스는 23일 역삼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이날부터 검은사막 모바일의 사전 예약을 실시했다. 이날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오늘 펄어비스는 3년만에 신작이자 두번째 검은사막 선보이겠다"라며 "원작 '검은사막'을 계승해 새로운 게임의 역사를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검은사막 모바일은 조용민 PD를 비롯해 50여명이 개발했으며, 타부서 인력을 합치면 도합 100여명의 힘을 더해 개발 및 서비스가 이뤄진다.

함영철 펄어비스 실장은 "검은사막 모바일의 개발 기간은 1년11개월이 걸렸으며, PC원작과는 리소스만 같을 뿐 거의 다시 만들다시피했다"고 설명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원작의 '모바일적 재해석'에 방점을 찍었다.

그렇다고 그래픽 수준이나 콘텐츠가 하락했다고 볼 수 없다. 원작의 강점을 계승하되 화면이 작은 모바일 버전에서는 솔더뷰 대신 쿼터뷰를 채택하고, 원작의 드넓은 맵 대신 모바일에 맞춰 맵과 콘텐츠를 재해석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사전예약은 오늘부터 진행되며, 국내 비공개테스트(CBT) 및 정식 론칭은 내년 1월이다. 글로벌 론칭도 내년을 예상하고 있다. 함 실장은 "PC 검은사막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성공적인 서비스를 했는데, 모바일 버전도 해외 시장 대응을 빨리 준비해나갈 것"이라면서 "목표는 내년 내 전세계 런칭"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흥행에 힘입어 단일 IP에 대한 우려를 딛고 지난 9월1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 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76억원, 영업이익은 15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3분기 매출의 경우 해외 매출이 전체의 80%에 달할 정도로, 검은사막은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더 뛰어난 성과를 거둔 타이틀이다. 그동안 게임한류를 이끈 타이틀은 주로 PC온라인게임이었는데, 펄어비스는 자체 엔진을 활용한 검은사막 모바일을 통해 원작에 이어 해외 시장을 강타하겠다고 자신한다. 원작과 같은 글로벌 원빌드 정책을 고수하며, 자체 서비스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23일 역삼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진행된 '검은사막 모바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발표 중인 펄어비스 함영철 실장. 사진=고은결 기자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서비스 직접 나선다

PC온라인 검은사막의 국내 및 북미 서비스는 현재 카카오의 게임 전문 계열사 카카오게임즈가 맡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검은사막의 서양권 진출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는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검은사막의 모바일 버전 또한 시장의 구미를 자극했을 법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서비스에 러브콜이 없지는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서비스는 자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함영철 실장은 "우리가 만든 게임을 가장 잘 서비스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일 것이라고 생각"이라고 이날 행사에서 밝혔다. 펄어비스는 대만에서 직접 서비스한 경험을 토대로, 오픈일정 등을 맞춰 모바일 신작의 론칭을 철저히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펄어비스는 현지 터키, 동남아, 중동, 태국 등 지역에서는 연말까지 PC 검은사막의 CBT를 실시하고 자체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글로벌 원빌드' 기조를 가져간다. 향후 특정 국가에서 현지 실정에 맞춰 반드시 수정을 요청하는 사안이 있다면 몰라도, 기본적으로 원작과 동일한 정책을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함영철 실장은 "원작 검은사막의 경우, '이 나라 국민들은 이런 게임 스타일 좋아할 것'이라는 것이 해당되지 않은 게임"이라면서 "모바일도 이런 기조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23일 역삼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진행된 '검은사막 모바일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발표 중인 펄어비스 조용민 PD. 사진=고은결 기자
◇그래픽·콘텐츠·최적화에 '총력'

펄어비스에 따르면, 원작 검은사막의 엔진을 활용한 검은사막 모바일은 기존 모바일 게임의 수준을 뛰어넘는 그래픽을 구현한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개발을 맡은 조용민 개발총괄 PD는 "우리가 잘 하는 뛰어난 그래픽, 호쾌한 액션, 방대한 콘텐츠 등을 모바일 버전에 어떻게 집어넣을까 고민했다"면서 "모바일에 맞춰 콘텐츠를 줄이거나 그래픽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더욱 진보된 형태로 보여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모바일에서 보다 향상된 그래픽, 현실감 넘치는 전투 콘텐츠와 모바일에 특화된 생활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PC버전과 마찬가지로 자체 엔진으로 개발됐으며, 펄어비스의 개발 역량이 녹아 그래픽과 최적화 수준이 뛰어나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특히 네트워크 서버 전문업체인 넷텐션을 인수해 기술력이 더욱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검은사막 모바일 론칭 시 공개되는 콘텐츠 스펙은 5종의 캐릭터와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7종의 전투 콘텐츠와 다양한 생활 콘텐츠다. 생활형 콘텐츠에는 채집, 채광, 벌목, 제작, 낚시, 영지 등이 포함됐다.

게임 내 비즈니스 모델(BM)의 경우, 기획 의도를 살리면서 무과금 유저도 시간을 들이면 성과를 얻을 수 있게 설계했다. 함영철 실장은 "최근 모바일 게임을 보면, 무과금 유저는 유저대로 박탈감을 느끼고 과금 유저는 굉장한 금액을 써도 운이 없으면 무과금 유저와 차이가 없다"라면서, 이런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내부 토론을 거쳐 서비스할 것이라고 밝혔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검은사막 모바일에는 방패 등 주요 무기의 별 뽑기가 없다. 지나친 과금을 유도하는 트렌드를 벗어나 과금 유저와 무과금 유저 모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향을 택하겠다는 이야기다.

한편 펄어비스는 스마트폰 기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검은사막 모바일을 구동이 가능한 기종은 삼성전자 갤럭시S5다. 갤럭시S5는 지난 2014년 상반기에 출시됐던 제품으로, 플래그십 기종이기는 하지만 출시 만 3년이 지난 휴대폰으로도 검은사막 모바일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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