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개발 성공…지진 등 붕괴현장에 적용 기대

[건설기술연구원 제공=연합뉴스]
포항 지진으로 재난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붕괴된 건물에서 일주일 내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돼 눈길을 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지반연구소 이주형 박사 연구팀이 대형 빌딩과 지하철, 터널 등의 붕괴로 고립된 인명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구할 수 있는 핵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드론·공간정보·정밀굴착·굴진(掘進) 관리기술 등 건설연이 보유한 첨단 기술을 활용해 1차적으로 매몰자 생존 골든타임인 초기 72시간 이내에 안전·생명선을 확보하고 일주일 내에 최종 구조하는 기술이다.

사고 발생 시 우선 드론으로 현장을 탐색하면서 3차원 건물붕괴 형상 정보를 취득하고서 무선통신 매몰자 위치 탐지기술을 활용해 12시간 내에 매몰자의 위치를 추정해낸다.

이후 사고 후 72시간 이내에 정밀 굴착기술과 철근 콘크리트 벽체 관통기술 등으로 100㎜ 크기의 공기·물·통신선으로 구성된 1차 생명선을 설치한다.

그다음 생존자 운반에 필요한 대형 장비를 매몰지점으로 투입하는 통로인 직경 1천㎜ 내외의 2차 생명선을 구축하고, 마지막으로 사고 발생 7일 이내에 매몰 공동(空洞)을 안정화하고 생존자를 구조하게 된다.

건설연은 경기도 연천 사회간접자본(SOC) 실증연구센터에 실제 토공 붕괴현장과 유사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최근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했다.

이 기술은 소방청 등과의 의견수렴을 거쳐 실제 재난 현장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이주형 연구위원은 "이 기술을 통해 붕괴현장의 인명손실을 30% 이상 낮추고 구호비용도 2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드릴링을 통한 구조기술 자체는 2010년 칠레 광산 매몰사고 등에서 개념적으로 선보인 바 있으나 각종 지장물이 많고 구조적으로도 복잡한 건물 및 시설물 붕괴사고에 대한 첨단 구조기술이 개발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고 건설연은 설명했다.

이 기술은 지진으로 인한 붕괴 현장은 물론 신축공사 중 혹은 노후 건물 철거 중 붕괴사고 등에도 적극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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