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체 비난 글에 광주 동구청장 "말꼬리 잡지 마라"

[김성환 광주동구청장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지방자치단체장과 민원인 간에 보기 드문 '댓글 논쟁'이 벌어졌다.

광주 동구청 직원이 갑질을 했다는 민원 글이 올라오자 구청장이 근거 없이 한 '갑질'이 아니라며 직접 해명에 나서면서 '말꼬리 잡지 말라'는 식의 온라인 언쟁까지 오갔다.

광주 동구에 여행사를 확장 이전하는 한 여행사 대표는 지난달 31일 '동구청 문화관광과 담당자의 갑질과 협박'이라는 제목으로 김성환 동구청장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여행사 대표는 관광업 허가를 다시 받기 위한 구청 실사를 받는 과정에서 갑질과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여행사 간판을 법인명과 다른 상호로 간판을 내걸었다는 이유로 동구청 담당 직원이 영업정지 등 행정조치를 언급하며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이 여행사 대표의 주장이다.

동구청 담당 직원은 간판에 적힌 상호가 실제 법인명과 달라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행정처분 대상이라고 언급했으나, 여행사 측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타 지자체에 직접 문의한 결과는 달랐다고 밝혔다.

문체부와 타 지자체는 "법인명과 브랜드(상표)명은 달라도 된다"고 답변했다고 여행사 대표는 밝히며 동구청이 지침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협박했다고 비난했다.

김성환 광주 동구청장은 2일 SNS상에 댓글로 이에 대한 답변을 달았다.

김 구청장은 관련 시행령을 찍은 사진을 첨부까지 하며 "직원이 문화관광부의 지침에 충실했다"며 "공무원의 규정에 입각한 행위를 나무랄 수는 없지만, 다시 한 번 친절 응대에 대해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법령과 지침이 현실과 맞지 않는 상황에서 지침은 참고용에 불과해 적당히 용인해주는 문체부에 문제가 있다"며 "구청 직원이 근거 없이 갑질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김 구청장의 댓글에 해당 여행사 대표와 일부 다른 네티즌은 이를 반박하거나 비판하는 댓글을 다시 달았고, 구청장은 이에 "말꼬리 잡지 마시길 바란다"는 식의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구청장과 민원인 간의 SNS 댓글 논쟁에 대해 불필요한 마찰로 지역민들의 눈살만 찌푸리게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당 문제는 "법인명과 상호가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 허가 조건이니, 간판의 다른 상표명 옆에 법인(상호)명을 병기하라"고 하면 간단히 마무리될 사안이었다는 시각이다.

대기업을 비롯한 많은 중소업체가 이 같은 방법으로 상표나 브랜드와 함께 법인명을 함께 적어 사용하고 있다.

동구청은 이에 대해 대형 여행사의 상표를 내걸고 영업한 여행업체에 피해를 봤다는 민원이 많아 시행령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입장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최근 업체명이 불분명한 채 대형 여행사의 상표만 내걸어 영업한 여행업체에 피해를 본 사례가 자주 접수돼 허가 과정을 엄격하게 처리하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또 "불만을 제기한 여행사 대표에게 담당 직원이 사과했고, 간판에 법인명을 병기하는 방식으로 허가를 내주기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동구청은 문체부 시행령과 실제 현장 사례가 다른 만큼 문체부에 정확한 지침 하달을 요구하기로 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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