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공 고체-전해질 물질로 전극 안정화, 고성능 리튬-황 전지 구현

수명, 성능이 향상된 리튬-황 전지가 개발됐다고 KIST가 25일 밝혔다. 리튬황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에너지밀도가 8배나 높다. 사진은 연구를 주도한 조원일 박사팀. 왼쪽부터 조원일 박사, 김문석 연구원. 사진=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리튬-황 전지는 이론적으로 리튬이온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8배나 높아 제대로 구현만 된다면 리튬이온전지를 상회할 수 있다고 기대되는 이차전지다. 다만 황을 양극으로, 리튬 금속을 음극으로 하는 리튬-황전지의 구현에는 아직 많은 제약이 있어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기존의 액체 전해질 사용시 발생하는 문제를 풀어낸 새로운 인공 고체-전해질 중간물질(ASEI)을 사용해 리튬-황 전지의 성능과 수명 특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고 밝혀 주목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녹색도시기술연구소 에너지융합연구단의 조원일 박사팀은 25일 "‘무인 이동체’를 구동을 위한 차세대 전지 기술을 개발해온 결과 이번에 새로운 물질을 개발해 전지의 이온 보호막으로 사용했다"면서 "이를 통해 리튬 음극과 황 양극의 안정화를 끌어내어 고성능 리튬-황 전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리튬-황 전지의 단점은 양극으로 사용하는 황의 낮은 전기전도도와 반응생성물인 부도체와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반응생성물인 리튬폴리설파이드라 불리는 중간 종의 형성에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물질들은 전극 물질의 손실과 낮은 재이용율 문제를 일으켜 그 결과 전지의 용량이 빠르게 감소하거나, 충방전 수명이 짧아지며, 화학적 단락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충·방전 시 음극인 리튬의 높은 반응성과 불균일한 전착이 과열, 전해액 분해, 리튬 손실을 야기한다는 사실이다.

충전과정에서 리튬이온의 불균일한 전착은 분리막을 꿰뚫게 되는 이른바 ‘덴드라이트’(수상돌기) 성장이 일어나 많은 열과 스파크를 일으켜 가연성 유기물인 전해액의 발화를 일으키는 심각한 안전문제를 가져온다.

KIST 연구진은 리튬-황 전지의 양극과 음극 모두에서 일어나는 전기화학공정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방어막 역할을 하는 새로운 인공 고체-전해질 중간물질(ASEI)을 제조해 음극에서 리튬의 안정한 도금을 형성해 단점을 상쇄하는 원천적 메커니즘을 규명해냈다.

유사한 개념을 적용해 양극에서의 문제도 해결함으로써 매우 효과적으로 황의 재이용율을 높이는 방안을 고안해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서로 다른 두 종류의 고체-전해질 중간상(ASEI) 설계 개념을 결합해 제조한 고성능 리튬-황전지가 1000회 이상의 안정적인 충·방전이 가능하며, 기존의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용량이 3배 가량 상회하는 것을 확인, 전지의 오랜 수명과 고출력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KIST 조원일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가까운 시일 내에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하는 차세대 이차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리튬-황 전지는 가볍고 에너지 출력이 높아 향후 드론, 자율주행차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등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무인이동체 사업단’ 사업과 KIST 기관고유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의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에 지난 7일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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