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서 '수지' 검색하면 연예인 수지인지 용인 수지인지 어떻게 아나

최재걸 검색 리더, '네이버 검색 사용자를 만족시켜라' 세션 발표 눈길

네이버 검색, 사용자 만족할 검색 결과 위해 총 528개 의도에 각각
대응

이달 16~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데뷰 2017'의 전경. 사진=고은결 기자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 구글, 국내 포털 양강 네이버와 카카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네이버 최재걸 검색 리더는 이에 대해 "구글, 네이버, 카카오를 창업한 이들은 모두 서비스 감각이 엄청났다"며 "어떤 기술이 어떤 가치로 연결되는지 잘 알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7일 진행된 네이버의 IT기술 콘퍼런스 '데뷰 2017'에서는 네이버 검색 서비스의 끝없는 진화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됐다. '네이버 검색 사용자를 만족시켜라! - 의도 파악과 의미 검색' 세션의 발표자로 나선 최재걸 리더는, 사용자 의도 파악에 방점을 찍은 개발자의 서비스 감각을 강조했다. 최 리더는 사용자가 네이버에서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한 화면에서 자료를 모아 보여주는 '통합 검색'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 최 리더는 "네이버의 목적은 검색 이용자를 만족시키는 것"이라며 "검색 의도를 파악하면, 검색의 8부 능선은 넘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네이버는 4년 전부터 검색창을 서치 박스(search box)가 아닌 어시스트 박스(assist box)라고 일컫는다. 검색창의 의미가 검색을 넘어서, 일상과 밀접해지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는 크게 6가지의 검색 의도와 88개의 질의 카테고리를 통해 총 528개의 '의도'를 관리한다. 가령 사용자가 '김아중, 김남길이 나오는 드라마는?' 이라고 검색하면 검색 의도는 'Know Simple', 질의 카테고리는 '방송'으로 분류해 검색 결과를 내놓는 식이다.

이처럼 촘촘한 검색망이 확보됐지만, 동영상 시대가 도래하며 검색 결과를 동영상으로 보기 위해 네이버가 아닌 유튜브로 빠져나가는 사용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최 리더는 "10대는 글로 배우지 않고 동영상으로 배운다. 네이버는 이런 것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며 사용자를 잃지 않을 서비스 감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데뷰 2017'에서 세션 발표 중인 네이버 최재걸 검색 리더. 사진=고은결 기자

◇'14리라가 뭐길래'…데이터가 말해준다

'14리라'.

미처 예측하지 못한 의외의 난제는 네이버 개발자들의 허를 찔렀다. 최 리더는 "'14리라'라는 검색어에 대해, 네이버 검색 결과창은 터키의 화폐 단위인 '리라'의 환율을 계산한 결과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답이 결고 아니었다"고 말했다.

14리라의 검색 결과에 나온 문서창을 살펴보면, 이는 계란에 적힌 난각코드임을 알 수 있다. 즉, 터키 화폐가 아니라 달걀에 적힌 코드를 궁금해 한 소비자들이 검색한 것이다. 최 리더는 "이는 사용자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지 못했던 사례로, 네이버 검색 결과창 문서에도 계란 얘기가 있었다"며 인공지능 시스템이 먼저 검색창 문서 결과 등을 읽고 판단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최 리더는 이어 "통합 검색은 수많은 결과를 갖고 하나를 만드는 것"이라며 "528개 의도마다 대응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네이버는 의미검색, 주제검색, 응답엔진(Answering engine)을 통해 의도에 맞는 검색 결과를 구성한다.

사용자의 검색에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한 기술 적용 사례도 소개됐다. 예컨대 사용자가 검색창에서 '수지'를 검색했을 때, 중의성을 인지하고 연예인 수지와 용인시 수지를 분류하기 위해 '시맨틱 태깅'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뉴스 검색 결과에서도 사용자가 찾으려고 한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만 확인할 수 있다.

최재걸 리더는 마지막으로 "네이버는 더욱 많은 문제를 만나게 될 것이며, 검색 의도를 계속 대응해가는 중"이라면서 "서비스 관점을 잃으면 (서비스는)바로 실패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 네이버, 카카오의 창업자들은 모두 서비스 감각이 엄청나다. 그들은 사용자들에게 필요하고 가치를 주는 것, 어떤 기술이 어떤 가치로 연결되는지 잘 안다"라며 "기술의 우위가 서비스의 우위는 아니며, 기술을 어떻게 서비스에 연결할 지 잘 포착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16~17일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올해 데뷰에서는 양일간 총 41개의 세션이 진행됐으며, 국내외 개발자 2700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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