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 초당대학교 드론학과 교수 "오픈-소스 오토파일럿 시스템의 개발에

많은 이들이 참여해 '완전한' 자율주행 드론용 소스 개발에 기여하면 좋겠다"

정성훈 초당대학교 드론학과 교수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정성훈 초당대학교 드론학과 교수]국내에서 드론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어디일까. 바로 항공촬영이다. 드론을 이용한 항공촬영이 활발해지다보니 이제는 대다수 TV프로그램에 드론을 활용한 항공촬영 장면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드론이 대중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드론의 사용이 일반인들 사이에 보편화되면서 이제는 사용자들이 점점 고급화된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이제는 스스로 부품을 구매해 드론을 조립하는데 그치지 않고 드론용 소프트웨어로 관심의 영역이 확장되는 분위기다.

일반인들이 이처럼 드론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된 배경은 바로 오픈-소스 오토파일럿 시스템(Open-Source Autopilot System) 덕분이다.

'오픈-소스 오토파일럿 시스템'이란 특정 기계시스템을 이루는 소프트웨어의 소스 코드를 인터넷 상에서 공유하고, 다수의 개발자가 세계 각지에서 참여해 팀을 이루고 팀 별로 소스코드의 특정 파트를 맡아 개발하는 것을 지칭한다.

오픈-소스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위한 시도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드론코드(Dronecode)는, 2014년에 3D Robotics 설립자인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에 의해 개설돼 이미 3년째 운영되고 있다.

드론코드 웹사이트(www.dronecode.org)에는 전세계 수 천명의 개발자들이 참여해 비행제어기 하드웨어(flight controller hardware),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autopilot software), 지상 통제 스테이션(ground control station), 개발자 API 등을 개발하고 있다.

게다가 이 드론코드에는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플래티넘(Platinum·백금), 실버(Silver), 스폰서드(Sponsored)등의 등급으로 나눠 광범위한 드론코드 제반의 일들을 협업하고 있다. 실버 멤버 중에는 자랑스러운 한국기업인 'subak.io' 업체도 눈에 띈다.

드론코드 멤버(Dronecode Members)

이러한 드론코드의 운영 전략은 마치 자동차 소프트웨어 산업의 오픈 시스템 아키텍처인 오토사(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 AUTOSAR)에서 다수의 파트너들을 통한 소프트웨어 개발 전략과 유사해 보인다.

오토사도 드론코드와 마찬가지로 코어 파트너(Core Partners), 프리미엄 파트너(Premium Partners), 개발 파트너(Development Partners), 협업 파트너(Associate Partners), 참석자(Attendees) 등 총 5가지 레벨로 분류해 오토사 개발을 진행하며 버전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오토사에도 현대자동차, LG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의 국내 기업이 프리미엄 파트너로 참여해 개발에 동참하고 있다.

오픈-소스 오토파일럿 시스템의 강점은 소스가 개방돼 있기에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고, 오픈 소스로 개발된 비행 제어기(flight controller) 제품의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다는데 있다.

반면 소스가 오픈돼 다수의 전문가 및 비전문가들에 의해 보수적인 개발 프로세스에 기반해 개발되지 않기 때문에 상용 소프트웨어에 비해 위험이 뒤따를 소지가 있고, 다수의 개발자가 참여하기 때문에 코드가 지저분해질 수도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소스 코드의 버전 업이 되면 될수록 이러한 단점은 점점 작아지고 있고 오히려 장점이 크게 부각될 공산이 크다. 더욱이 최근 한국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기에 드론용 오픈-소스 오토파일럿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육성하는데 최적의 시기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드론 비행기용 오픈-소스 오토파일럿 시스템에는 아두파일럿(ArduPilot, ardupilot.org), 에어로쿼드(AeroQuad, aeroquad.com), 네이비오(Navio, reachrs.emlid.com), 파파라치(Paparazzi, wiki.paparazziuav.org)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러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들에는 각각 장점과 단점이 있고 드론의 적용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최적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근 우리나라 드론 제작 동호회 사이에서 가장 유명해진 아두파일럿 오픈 소스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적용된 픽스호크(Pixhawk) 오토파일럿 모듈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픽스호크는 3D Robotics, ArduPilot Group, 오픈 하드웨어 개발팀 등이 모여 개발한 오토파일럿 비행제어기로서, 현재 2.1세대 픽스호크까지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1세대, 2세대, 2.1세대, 그리고 곧 출시 예정인 3세대 픽스호크의 형태는 다음 그림과 같다.

1세대 픽스호크(Pixhawk v1, PX4FMU+PX4IO)

2세대 픽스호크(Pixhawk v2)와 2.1세대 픽스호크(Pixhawk v2.1)

3세대 픽스호크(Pixhawk v2) 프로토타입

픽스호크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기본 기능에 대해 살펴보면, ▲High quality auto-level and auto-altitude control (자동 자세 및 고도 조정) ▲Automatic takeoff and landing (자동 이착륙) ▲“Loiter” mode (호버링 모드) ▲Fail safety (안전장치) ▲Missions with hundreds of GPS waypoints (수백 개의 경로 설정) ▲Mission planning while in flight (비행 중 임무 계획) ▲Circular Flight (회전 비행)▲Hovering and Zoom-in (정점 줌인) ▲실시간 비행 데이터 수신 및 저장 등이 있으며, 이러한 기능을 통해 간단하고 저렴하게 “반”자율주행 드론을 제작할 수 있다.

좀 더 많은 이들이 드론을 활용한 촬영이나 레이싱 등의 조종뿐 아니라 이같은 오픈-소스 오토파일럿 시스템의 개발에 참여해 '완전한' 자율주행 드론용 소스 개발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한국이 국제적인 드론 개발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성훈 초당대학교 항공학부 드론학과 교수 프로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항공분야의 명문으로 꼽히는 퍼듀대학교 공과대학원 기계공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책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초당대학교 항공학부 드론학과 교수로 활동중이다. 주요 관심 연구분야는 무인항공기의 자율기동, 에너지 효율적 경로 최적화, 배터리팩 상태예측 알고리즘 개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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