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업계 AI 대전 속도…네이버·카카오, 나란히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 박차

'AI 스피커' 한 판 승부도 관심…네이버는 올여름·카카오는 3분기 출시 예정

5·9 '장미선거'를 통해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이 향후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게 됐습니다. 침체된 경제, 꽉막힌 대북 정책, 미·중·일 등 주변국과의 얽히고 설킨 관계 등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줄 해결사로 온 국민은 문재인 정부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데일리한국은 5월 창간 3주년을 맞이해 [기업이 뛰면 대한민국이 춤춘다] 기획을 마련, 문재인 정부의 기업정책과 함께 산업계와 금융·바이오제약·IT분야의 주요 이슈 등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새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육성·진흥에 대한 기대감이 업계 전반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19대 대통령 선거 기간에 공약집과 토론회 등에서 4차산업혁명과 더불어 관련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망중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혀왔는데, 망중립성이란 통신사와 케이블TV 등 통신 사업자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콘텐츠를 차별·차단하는 원칙을 가리킨다. 즉 인터넷 사용 시 콘텐츠 서비스나 기기의 종류와 상관 없이 요금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포털업계는 대체적으로 문 대통령의 망중립성 지지 기조에 동감하는 분위기다.

대통령 직속의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는 구상도 주목된다. 또한 지난달 14일 열린 '미래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디지털경제 국가전량 초청 포럼'에서 문 대통령은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는 4차 산업혁명이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다. 나쁜 규제를 없애는 정부가 되겠다. 나쁜 규제를 빨리빨리 철폐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신산업분야를 시작으로 해 네거티브 규제체제로 대전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IT산업의 규제완화 전망이 이어지며 활기가 도는 가운데, 포털업계는 새 성장 엔진으로 점 찍은 인공지능(AI)을 주축으로 한 사업 전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 기술력을 통한 다양한 AI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의 AI 비전은 대화형 AI를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서비스 등과 연계해 일상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AI 분야 사내 태스크포스를 조직했으며 지난 1월에는 '네이버랩스'를 R&D 자회사로 분사했다. 자회사 '라인'과 클라우드 AI '클로바'도 공동 개발 중이다.

네이버 AI 앱 '네이버-클로바'.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국내 포털업계 최초로 다목적 AI 비서 앱 '네이버=클로바'(이하 클로바)를 선보이기도 했다.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처럼 하드웨어 및 운영체제에 얽히지 않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27일 "AI 서비스 이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분야는 정보검색, 음악감상이며 클로바는 네이버의 검색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이에 큰 강점을 지닌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현재 AI 번역앱 '파파고'도 서비스하고 있다. 파파고는 인공신경망 번역(NMT)이란 AI 기술을 활용해 보다 자연스러운 문장을 구현한다. 구체적으로 AI가 빅데이터를 학습하고 문장의 문맥을 비롯해 단어의 뉘앙스까지 이해하고 번역하는 식이다. 파파고는 현재 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프랑스어 등 5개 외국어의 번역을 지원한다.

아울러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어·태국어·중국어(번체)·베트남어 등 지원 언어를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또한 오는 여름께 AI 스피커 '웨이브'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도 지난 2월 AI 기술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하고 올해 안에 관련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AI 전문가 발굴·육성과 커뮤니티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그동안 머신러닝 기반의 추천 기술 등 AI 기술을 지속 개발해왔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 설립을 통해 미래 전략을 적극 수립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오는 7월 음성으로 작동하는 AI 앱을 선보이고 3분기 안에는 AI 스피커를 발매할 계획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는 지난 11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의 진화와 AI의 역할을 설명하며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카카오톡의 본질이므로 카카오가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당시 임 대표가 밝힌 카카오가 기대하는 AI에 대한 비전은 △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에 AI 기술 적용 △ 카카오의 AI 기술로 새로운 영역에 진출 등이다.

한편,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인 구글은 최근 구글 개발자회의에서 AI 비서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아이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구글 어시스턴트가 한국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포털업계를 비롯해 ICT업계 전반에서 'AI 대전'이 확산되며 국내 포털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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