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명승부 보다 노골적 실리작전으로 1승부터 챙기려던 커제를 유유히 이겨

커제 9단, 극단적 실리작전에도 알파고 상대로 속수무책…25일 2국,27일 3국

알파고, 289수 만에 커제꺾고 백 1집 반승…미세한 승부였으나 내용에선 완승

바둑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커제 9단.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중국 바둑 랭킹 1위 커제 9단을 상대로 첫판에서 완승을 거뒀다.

알파고는 23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3번기 1차전에서 커제에게 289수 만에 백 1집 반승을 거뒀다. 알파고와 커제 9단은 오는 25일 2국에 나서며 3번기 최종국은 오는 27일 열린다.

알파고는 이날 대국에서 세계 랭킹 1위인 커제에 흐름을 내주지 않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최종 결과는 1집반 차이지만 바둑 내용은 알파고의 완승이라는 설명이다.

알파고는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AI로, 작년 3월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4승1패로 승리한 바 있다. 알파고는 1년2개월 간 스스로 학습하며 더욱 강력해진 실력을 증명했다.

이날 흑돌을 집은 커제는 초반부터 '극단적 실리 작전'을 펼쳤다. 커제는 바둑판의 가로 3선, 세로 3전이 만나는 지점인 3·3을 연속해서 파고들며 초반부터 집을 챙겼다. 그는 첫수 소목에 이어 3번째 수를 좌상귀 3·3에 놓고, 5수째도 백의 우하귀 화점 밑에 3·3을 파고들었다.

알파고는 무리하게 공격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히 돌을 놓으며 어느 순간 대국의 우위를 점했다. 바둑이 종반에 접어들면서 커제는 더 이상 덤을 뽑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커제는 289수까지 가는 집요한 대국을 펼쳤지만 끝내 알파고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한편 이날 열린 '세기의 대결'은 정작 중국 내에서는 볼 수 없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중계를 예고했던 현지 인터넷 콘텐츠 플랫폼 유쿠(Youku)와 QQ생중계망 등의 중계방송이 당국의 불허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주요 매체들도 이번 대전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두나 텐센트 등 포털에서는 대국 관련 보도가 주요 뉴스로 소개되지 않았고, 환구망 등 관영매체도 관련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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