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서 맞대결…기업 인수합병·현지공장 설립 등 총력전

삼성전자는 15일(현지시간) 삼성 뉴욕 마케팅센터(삼성 837)에서 데이코의 신규 럭셔리 빌트인 라인업 '모더니스트 컬렉션'을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국내 가전 시장이 고급스러운 외관과 수준급 성능으로 무장한 고가 라인업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수익성 확보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의 럭셔리 주방 가전 브랜드를 인수했으며, LG전자는 모든 생활가전의 성능을 프리미엄급으로 끌어올렸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가전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을 주축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제품군은 일반 가전보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아 대어급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대표적 격전지다.

특히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지속적인 적자가 예상돼 프리미엄 가전사업의 안정적인 수익성 담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H&A(생활가전)사업본부와 HE(TV)사업본부로 구성된 LG전자의 가전사업부문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2조571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 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CE(소비자가전) 부문에서 2조6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전시장에서 프리미엄 TV 'QLED'와 신개념 라이프 스타일 TV '더 프레임' 등 2017년형 신형 TV를 대거 공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QLED TV는 퀀텀닷(양자점) 기술을 적용해 빛에 따른 미세한 색의 변화까지 표현하는 등 실제와 같은 화질을 구현한다.

또한 투명 광케이블을 적용해 TV와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선들을 없애고 TV와 주변기기가 최대 15m 떨어져도 제어할 수 있도록 공간 제약을 최소화했다. 더 프레임은 '아트 모드'를 작동시키면 예술작품이나 사진이 화면에 액자처럼 표현된다.

LG전자는 지난 달 벽지처럼 얇은 프리미엄 TV를 선보였다. LG전자의 65형 'LG 시그니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W 시리즈는 벽에 설치해도 두께가 4mm에 불과하며 화면을 제외한 모든 부품과 스피커는 별도의 '이노베이션 스테이지'로 분리했다. LG전자는 올해 OLED를 적용한 'OLED TV'와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슈퍼 울트라HD TV'로 듀얼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주방가전 부문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데이코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럭셔리 키친 가전 스타일에 현대적인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신규 빌트인 라인업을 공개했다. 데이코의 새로운 '모더니스트 콜렉션'에는 조리 기능 등에 삼성의 기술력이 더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의 데이코 인수 또한 북미 시장 내 고급 생활가전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인수를 통해 프리미엄 라인업과 전문 유통망을 확보하고 북미 주택·부동산 시장에서 가전 사업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즉, 럭셔리 가전의 중요도가 높은 B2B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높여 북미 생활가전 사업에서의 B2C 시장에서도 강세를 이끌어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 빌트인 가전 스마트. 사진=LG전자 제공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등 기술과 플랫폼이 주목받으며 '똑똑한 가전' 대결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LG전자는 일반 가전에 이어 빌트인 가전에도 스마트 기능을 탑재키로 했다. 생활가전 전(全) 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도입해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장시킨다는 복안인 셈이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LG 스튜디오', 'LG 디오스 빌트인' 등 제품에 무선랜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LG 스마트홈 서비스 스마트씽큐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빌트인 주방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가전전시회 'CES 2017'에서 스마트홈 분야의 청사진을 각각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 행사에서 LG전자의 조성진 부회장은 로봇사업의 비전을 밝히며 스마트 가전과 연계해 집사 역할을 하는 가정용 허브(Hub) 로봇 등을 공개했다. LG전자는 스마트 가전과 연계할 수 있는 생활로봇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CES에서 음성인식 기능을 강화한 '패밀리허브 2.0' 냉장고 등 IoT 기능을 더욱 강화한 스마트홈 가전을 선보였다. 패밀리허브 2.0은 집안의 스마트 가전 제품과 연결이 가능해 '삼성 스마트 홈' 앱으로 세탁기, 오븐 등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편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전자는 주요 전략 시장인 미국의 테네시 주에 세탁기 생산공장을 짓는다. LG전자는 지난 달 28일 테네시 주와 세탁기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성전자 또한 미국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후보지를 놓고 협상 중인 상황이어서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투자 규모 등은 어느 정도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