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일대 돌며 '캐릭터 잡기' 사람 많아져…충돌사고·시설 훼손 우려도

서울 덕수궁 일대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기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진수 기자] 모바일 위치기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가 한국에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지 2주일 가량 지나서도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입춘을 맞아 날씨가 따뜻했던 전날 4일 오후 서울 덕수궁, 어린이대공원 등 야외 놀이시설 일대에서는 연인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포켓몬 고’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포켓몬 고 게임 이용자들은 이날 고궁, 야외 유원지 등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포켓몬 고’ 게임을 통해 포켓몬 캐릭터들 사냥에 나서 공원일대를 어슬렁거리거나, 벤치 등에 앉아서 게임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켓몬 고’는 스마트폰을 들고 걸어 다니다 보면 단말기 화면 속에 포켓몬이 출몰한다. 사용자가 휴대폰 카메라로 해당 장소를 비추면 실제로 포켓몬을 볼 수 있고, 몬스터 볼을 던져서 잡을 수 있다.

실제로 움직이면서 포켓몬을 찾아다녀야 하고 ‘포켓 스톱’을 들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포켓몬 고’ 이용자들을 만날 수 있고,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같은 야외에서 포켓몬 고 열풍이 불면서 서울시내 고궁의 관람객 증가에도 기여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1월 1∼23일 경복궁의 일평균 입장객은 1만709명 수준이었으나, 포켓몬 고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24일 이후 31일까지 1주일 동안 1만4668명으로 37%나 증가했다. 덕수궁의 일평균 입장객도 같은 기간에 23% 늘었다.

이같은 고궁 입장객 증가는 지난달 27~30일이 설 연휴인데다 설날 당일인 28일 무료 관람인 점이 크게 작용했지만, 문화재청 관계자는 “포켓몬 고 영향도 어느 정도 미쳤을 것”이라고 서비스 시작 이후 입장객 수가 늘어난 점도 인정했다.

한편, 온라인 상으로 포켓몬 고의 캐릭터 출몰과 관련해 서울의 고궁과 조선왕릉 가운데 경복궁은 ‘탕구리’, 덕수궁은 ‘뿔카노’, 창경궁은 ‘에레브’, 선정릉은 ‘루주라’ 등 희귀한 캐릭터가 많이 출현하는 지역이라는 정보가 돌고 있다.

그러나 포켓몬 고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시선을 스마트폰에 고정할 경우, 빙판에서 미끄러지거나, 문화재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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