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앤틱, 24일 깜짝 기자간담회…지도 문제 설명 부족·전용 콘텐츠 없어 아쉬움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나이앤틱 데니스 황 아트 총괄이사(왼쪽)와 포켓몬코리아 임재범 대표. 사진=고은결 기자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포켓몬 고(Pokemon Go)'가 24일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해 여름 출시 이후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킨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가 국내 이용자들을 공식적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포켓몬 고의 개발사인 나이앤틱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켓몬 고의 국내 출시를 선언했다. 전날 오후 국내 홍보대행사를 통해 기자간담회 소식을 전한 나이앤틱은 당초 국내에 깜짝 출시한 포켓몬 고의 출시 소식과 사업 전략을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를 통해 발표한 내용은 출시 전 익히 알고 있던 포켓몬 고라는 게임에 대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돌풍 일으킬까?

사실 포켓몬 고의 뒤늦은 출시 소식에는 성공 여부에 대한 물음표가 강력히 따라붙고 있다. 가벼운 차림으로 야외를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기 좋은 '여름'이 아닌, 무려 반 년여가 지나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에서야 출시된 이 게임이, 과연 기대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지난해 여름, 국내 이용자들은 포켓몬 고의 국내 공식 출시를 간절히 염원하며 강원도 속초까지 한걸음에 달려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국내 시장은 세계적 수준의 통신환경을 구축했으며,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이 크고 트렌드에도 민감하고 빠르다는 점에서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수준의 국내 이용자들에게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이라는 새로운 요소를 채택하고 △친숙한 포켓몬을 포획하고 대결하는 흥미로운 게임 방식인데다 △게임 수준이 크게 어렵지도 않아 '너무나도 하고 싶은 게임'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 때문에 국내에 출시되기 전부터 우회 루트를 통해 포켓몬 고를 내려받는 이들이 빠르게 늘어났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작년 7월 7~15일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중 포켓몬고를 내려받은 이들은 약 103만 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때'를 놓친 출시 시기가 흥행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는 국내 이용자를 배려한 편리한 플레이 환경과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한 지속적인 콘텐츠 추가 등을 통해 풀어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게임 방식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국내 이용자들의 취향과 특성에 맞춘 포켓스탑 및 콘텐츠를 선보일 필요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지도 문제 '갸우뚱'

성공 여부보다도 눈길을 끄는 점은 포켓몬 고의 지도 사용 문제다. 이 게임은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포켓몬을 포획하고 대결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구글지도 반출 문제로 공식 출시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24일 그야말로 깜짝 출시가 되며 지도 문제에 대한 궁금증이 자연스레 불거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출시 소식을 발표한 데니스 황 나이앤틱 아트 총괄 이사는 “공공 엑세스가 가능한 여러 데이터 소스를 이용해 서비스를 구현했다”고 간단히 설명했다. 나이앤틱 측은 구체적인 지도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다고 못 박아 공간정보의 국외 반출이 금지된 상황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지는 못했다.

데니스 황 이사는 포켓몬 고의 국내 출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이유에 대해 "나이앤틱은 구글에서 스핀아웃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며, 인원이 굉장히 작은 스타트업"이라며 "번역과 서비스를 한국 시장에 맞춰 준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야외에서 실행하는 게임인데도 불구, 겨울에 출시하는 까닭에 대해서는 "인그레스의 경우, 계절과 상관 없이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는 것을 목격해왔다"라며 게임이 출시되는 계절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데니스 황 이사는 "설 연휴 전에 런칭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날짜에 맞춰 급히 출시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뒤늦게 출시됐지만, 국내 이용자를 위한 전용 콘텐츠가 별도로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드롬' 위엄은 여전

국내 출시한 포켓몬 고의 성공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작년 게임업계에서 가장 이슈였던 키워드 중 하나인 포켓몬 고의 '위엄'은 아직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나이앤틱에 따르면 포켓몬 고는 현재까지 총 6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했다. 포켓몬 고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며 걸은 누적 거리는 총 87억km로 집계됐다. 이는 지구를 약 20만 번 도는 거리라는 설명이다. 데니스 황 이사는 "포켓몬 고는 현재도 새로운 기능을 꾸준히 추가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신기능을 추가하고 1일 아이켐 보너스 기능도 더해진 지금이 포켓몬 고를 하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포켓몬코리아 임재범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포켓몬이 탄생한 것은 지난해 2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에서는 올해로 포켓몬 탄생 20주년을 맞았다"라며 "포켓몬 고는 전 세계적으로 폭 넓게 사랑받은 IP(지식재산권)와 나이앤틱의 뛰어난 기술력으로 선보인 게임"이라며 국내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확실한 것은, 포켓몬 고의 출시 소식이 전해진 23일 저녁부터 국내 양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포켓몬 고'가 장시간 올라있었으며, 뒤늦은 출시나마 반기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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