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모바일 영상 시장 집중 공략

자체 생산 콘텐츠·1인 창작자 콘텐츠에 집중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국내 포털 업체들의 'TV 전쟁'이 본격화된다. 유튜브가 점령한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서 이용자 편의성을 개선하고 전용 콘텐츠 확보에 힘써 경쟁력을 집중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2일 동영상 서비스 '네이버 TV 캐스트'의 이름을 '네이버 TV'로 바꾸고 모바일 편의성을 강화했다. 네이버 TV 앱은 현재 구글 안드로이드폰 버전으로 출시됐고 아이폰용은 오는 3월쯤 나온다. 카카오 또한 오는 2월 '다음TV팟'과 '카카오TV'로 이원화된 동영상 서비스를 다음 달 '카카오TV'로 일원화한다.

포털들이 이처럼 모바일 동영상 브랜드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이미 수 년 전부터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고정형 TV가 아닌 모바일을 통한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16년 방송 매체 이용행태' 결과에 따르면 방송프로그램을 TV수상기가 아닌 스마트기기로 보는 비율은 20대 응답자(20.9%) 사이에서 20%를 넘겼다. 10대는 17.3%, 30대는 14.2%로 조사됐다.

아울러 TV에는 나오지 않는 1인 창작자 채널의 인기는 상상 이상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10대들 사이에서는 1인 창작자가 연예인보다 높은 인기를 누린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6년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의 1인 방송 이용률은 26.7%에 달한다. 청소년 4명 중 1명은 1인 방송을 보는 셈이다.

특히 여성 청소년(19.8%)보다 남성 청소년(33%)의 이용률이 더 높다. 학교급별로는 중학생의 1인 방송 이용률이 32.2%로 가장 높았으며 초등학생(22.6%)의 이용률 또한 20%를 넘겼다. 장난감 리뷰 등의 영상이 인기를 끌며 미취학 아동의 모바일 방송 이용률 또한 증가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콘텐츠 확보가 관건…'1인 창작자 모시기'도 눈길

각 포털은 새로운 'TV' 브랜드의 편의성 개선과 콘텐츠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방송 프로그램 클립 외에 자체 콘텐츠가 각 서비스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경우, 종전의 네이버 TV캐스트는 모바일 웹으로 720p 급 고화질 동영상을 보려면 '네이버 미디어플레이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별도 설치해야 했다. 네이버 TV는 이 앱의 다운로드 절차를 없애고 모바일 웹에서 바로 720p 급 동영상을 편히 볼 수 있게 했다.

모바일 기본 화질도 종전 270p에서 360p 또는 480p로 상향 조정됐다. 새 앱은 사용자가 좋아하는 동영상을 구독하고, 관심 콘텐츠의 업데이트를 알림으로 받아보는 등 개인화 기능이 강화됐으며 생방송(라이브) 기능도 갖췄다. 이를 통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이용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임에 따라 TV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한 노력을 강구했다. 이에 따라 방송사와의 협업으로 네이버 TV 전용 드라마를 선보이고 예능·뷰티·아동 등 분야의 1인 창작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채널을 개설하고 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관리 도구도 지속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 네이버TV에는 웹드라마TV와 웹예능TV, 뷰티TV, 키즈TV, 게임TV, 블로그·포스트TV 등의 섹션이 분류됐다. 네이버TV 콘텐츠 중 가장 인기가 높고 화제가 되는 콘텐츠는 TV방송프로그램 클립을 제외하면 '웹드라마', '웹예능TV' 등으로 꼽힌다.

네이버TV에서 볼 수 있는 인기 웹드라마 '첫 키스만 일곱 번째'의 경우, 1·2부의 조회수가 각각 100만 건을 넘었다. 롯데면세점이 자체 제작한 '첫 키스만 일곱 번째'는 박해진, 지창욱, 이준기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인기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10분 안팎의 부담없는 분량의 웹드라마를 선보이는 채널로서 네이버TV의 활용도는 최적화된 것으로 보인다. 웹예능TV에서는 가수 수지, 트와이스 등이 각각 출연하는 동영상이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다만 뷰티TV, 키즈TV 등 섹션에서 유튜브의 아성을 건드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최정상 뷰티 크리에이터들의 대부분이 이미 유튜브에서 활동해왔고 화제몰이 면에서도 이들을 따라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유튜브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요람이었고, 국내 포털들의 채널은 후발주자이므로 이는 당연한 상황이다.

또한, 다양한 이들이 온갖 콘텐츠들을 쏟아내는 곳이 유튜브라면, 네이버TV는 주제별로 분리된 섹션에 선정된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선보이는 곳이라는 점이 차별화된다. 이 때문에 유튜브와 네이버TV의 특정 섹션의 경쟁력을 비교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 하다.

다만, 웹드라마 및 웹예능을 제외한 각 섹션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려면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버금가는 스타 크리에이터, 차별화된 대박 콘텐츠의 탄생이 시급해보인다.

카카오TV 개편을 앞둔 카카오의 경우 국내 최강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인기 동영상을 빠르게 공유하는 기능 등을 앞세워 다음TV팟에 자리잡은 1인 방송 생태계를 발전시킬 방침이다. 카카오 또한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채널을 선보인다는 구상은 네이버와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특히 1인 창작자 모시기에 적극 나서며 카카오TV 내에 ‘비디오 스테이션’ 페이지를 마련하고 창작자들의 콘텐츠 생산과 관리, 유통을 지원한다. 수익 관리 도구인 ‘비즈 스테이션’ 페이지도 마련한다. 이를 통해 1인 창작자들의 유입을 촉진해 카카오TV 내 1인 방송 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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