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사 참가, 오프라인으로 나온 30여종 게임

가족단위가 가장 많아…혼자와도 즐길 만해

안내자들이 게임 설명…‘체험형 게임’ 인기

사진=고은결 기자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오락실! 누구에게나 친숙한 추억의 공간이다. 동전을 넣어가며 게임 한 판을 즐기던 오락실이 PC방과 스마트폰에 점점 밀려나가는 가운데, 구글코리아가 서울 동대문 DDP에 신개념 오락실을 열었다. 과연 정겨운 오락실의 감성이 잘 녹아있을까?

구글코리아는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구글 플레이 오락실’을 개관했다. 국내외 유명 모바일 게임 30여종을 즐길 수 있게 꾸며놓은 이곳은 다음달 24일까지 운영되며 누구나 무료 입장할 수 있다.

구글은 게이머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구글의 오락실이 대중에게 오픈된 이날,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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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DDP와 인접한 지하철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내부 지하철 스크린부터 구글플레이 오락실의 광고가 걸려있었다. 전시관 앞에는 스톤에이지의 공룡 모형 등이 설치돼 포토존으로 자리잡았다.

점심 시간 방문한 구글 플레이 오락실은 사전 예약을 하지 않아도 안내 데스크에서 등록 후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8900㎡의 넓은 실내는 △캐주얼 코너 존 △브레인 배틀 존 △액션 아레나 존 △클래시 로얄 존 등 4개의 체험 공간으로 분류돼 있다. 방문객의 대부분 부모와 아이로 구성된 가족단위였다. 학생들과 젊은층은 종종 눈에 띄었지만 중년층과 노년층은 찾기 힘들었다.

평일인만큼 아주 많은 방문객이 찾지는 않아 다양한 게임을 기다리지 않고 즐길 수 있었다. 입구와 가장 가까운 클래시 로얄존에서는 일행이 아닌 방문객들이 대전을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양복차림의 직장인 남성과 어린 소녀가 나란히 서서 게임 실력을 겨뤘다. 안내자는 "체험존을 찾아온 순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므로 혼자 찾아와도 다른 방문객과 대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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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조작이 쉽고 단순한 게임들로 꾸려진 캐주얼존에는 ‘스톤에이지’, ‘무한의 계단’이 가장 많은 방문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스마트폰이 아니라 직접 발을 구르며 게임 속에서 계단을 오르는 ‘무한의 계단’을 기다리는 줄이 가장 길었다.

캐주얼존에서는 이밖에도 ‘2016갓오브하이스쿨’, ‘마음의소리’. ‘디즈니매직킹덤’ 등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무한의 계단 등 일부 게임 외에는 설치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해야했다. 게임을 하면 태블릿이나 큰 디스플레이 화면에 플레이 모습이 나왔다. 막상 플레이어는 게임을 하느라 화면을 볼 새도 없었다.

구글 플레이 오락실 웹사이트의 메인 화면에 걸린 ‘세상에 없던 즐거움을 플레이하자!’라는 문구처럼, 체험형 게임이 좀 더 많았으면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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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알못’도 만끽하는 게임의 즐거움

“이 게임이 좀 어렵긴 한데, 이렇게 하시면 참 재밌어요”

FPS(1인칭슈팅게임) 플레이 경험이 거의 없는 기자가 모바일 FPS ‘팬텀 스트라이크’가 설치된 스마트폰 앞에 망설이는 표정으로 올라서자 안내자가 즉시 달려왔다. 그는 조작 방법과 스킬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편안하게 게임에 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줬다.

게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시간이 비어 우연히 방문하게 됐다고 밝힌 50대 남성은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액션 아레나존의 ‘건버드2’의 통쾌한 플레이를 맘껏 즐기는 표정이었다.

익숙해진 ‘손맛’에 게임을 즐기다보니, 구글플레이 오락실이 게임에 익숙치 않은 이들에게 상당히 친절한 공간임이 느껴졌다. 혼자서 할 때는 조작법을 익히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았지만 안내자가 옆에 붙어 시범을 보이고 하나하나 가르쳐주니 새로운 즐거움을 만날 수 있었다.

액션아레나존에서 가장 많은 이들의 발길이 모인 게임은 단연 ‘샷온라인M’이었다. 확실히,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임보다는 새로운 방식으로 즐기는 게임의 인기가 뜨거웠다. 모바일 스포츠 게임 샷온라인M은 구글의 오락실에서 증강현실과 접목됐다. 화면 앞에 서서 한 손을 들고 주먹을 쥐었다 펴면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

사진=고은결 기자

게임이 시작되면 다시 주먹을 쥐었다 펴서 적절한 타이밍에 골프공을 치면 된다. 손동작을 인식해 날라간 골프공의 비거리가 300m를 넘자 안내자가 축하해주며 ‘코인’을 건네줬다. 구글플레이 오락실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미션에 성공하면 코인이 주어지는데, 이 코인들은 행사장 내 기프트샵에서 게임 아이템 등 선물로 교환할 수 있다.

한편 액션아레나존에는 넷마블의 출시 전인 모바일 MMORPG ‘리니지II: 레볼루션’의 캐릭터 생성창과 실제 게임 플레이 영상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브레인배틀존에는 큼지막한 화면을 바라보며 탭을 눌러 연주할 수 있는 모비릭스의 뮤직액션게임 ‘뮤직앤비트’가 방문객들을 줄세웠다. 브레인배틀존에서는 팜히로슈퍼사가, 캔디크러쉬소다 등 게임을 할 수 있다.

사진=고은결 기자
◇2016년형 오락실의 탄생?

“페이스북에 올라온 지인의 게시물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뭔가 새롭고 재밌을 것 같아서…" 대학생 김모 씨는 이날 여자친구와 함께 기대감에 부풀어 이곳을 찾았다.

김 씨는 역시나 샷온라인M과 무한의계단을 가장 인상적인 게임으로 꼽았다. 확실히 방문객들은 큰 화면을 바라보며 역동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인지 일부 인기게임에만 방문객들이 쏠리는 현상도 엿보였다. 하지만 구글의 오락실에는 스마트폰으로 플레이하는 게임이 더욱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스마트폰으로 플레이해도 귓가에 울리는 효과음과 시원한 디스플레이 화면은 혼자서 게임을 즐길 때보다 더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물론, 막연히 '오프라인으로 나온 모바일 게임'을 기대하고 찾아온 이들의 기대감을 완벽히 충족시키지는 못할 수도 있어 보였다. 하지만 평소 게임을 어려워하는 이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와 게임에 대한 재미를 느껴보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구글의 오락실이 게임과 대중의 거리좁히기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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