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모, "집중적인 수학-컴퓨터 교육으로 SW수준 선진국 못잖아"

"젊은 층 중심 SNS 사용 급증, 대포폰 횡행" 주장도 제기돼

"통보문'이 메시지로, 처음이 첨으로" 北언어도 변화의 바람

사진=방송 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북한이 정보통신기술(ICT) 교육에 공을 많이 들이면서 소프트웨어(SW)분야 수준이 선진국 못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찬모 평양과기대(PUST) 명예총장은 13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2015 남북 방송통신 국제콘퍼런스'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집중적인 수학·컴퓨터 교육 등에 힘입어 북한의 소프트웨어 수준이 선진국과 비등하다"고 진단했다.

박 명예총장은 콘퍼런스에 앞서 배포한 '북한 정보통신 현황과 IT 인재양성'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북한은 어려서부터 남한의 1.5∼2배정도 수학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면서 "소학교(초등학교) 3학년부터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며, 특히 영재학교 인재 양성프로그램은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박 명예총장은 이어 "1990년부터 매년 전국 프로그램 경연 및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고난의 행군' 때도 행사를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예로 컴퓨터 수재반이 설치된 평양 금성제1고등중학교의 연간 컴퓨터 교육시간은 총 1660시간에 달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의 주요 대학과 과학기술 보급기지에는 원격교육체계가 구축됐으며, 김책공대와 김일성대학에는 전자도서관이 들어섰다고 박 명예총장은 전했다.

박 명예총장은 다만 북한내 정보기술(IT) 기기 환경과 관련, 소학교 학생들도 가지고 다닐 정도로 판형컴퓨터(태블릿PC)가 급속히 퍼지고 있으나 하드웨어(HW)분야는 열악한 경제사정과 제약조건으로 인해 선진국보다 많이 낙후됐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인터넷은 국내용 인트라넷과 북한 밖으로 연결되는 해외 인터넷망 등 이중으로 운영되고 있어 일반인의 해외인터넷 사용은 여전히 어렵다고 그는 설명했다.

박 명예총장은 "남북간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ICT분야의 교류협력이 시급하다"면서 "북한 유일의 남북 합작대학인 평양과기대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IT문화에서 대중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북한취재팀장은 사전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달라진 북한 IT 문화의 일례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통보문(메시지)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 눈길을 모았다.

한 예로 '처음'→'첨' 등의 단축표현이 등장했을뿐 아니라 '손전화'→'휴대폰', '통보문'→'메시지' 등 휴대전화의 사용 언어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휴대전화를 1인당 한 대씩만 허용하는 탓에 '대포폰'으로 볼 수 있는 전매 및 명의 대여가 횡행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또한 당국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고정형 PC 대신 노트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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