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베가 팝업노트, 출시 하루 만에 3만대 모두 팔려
"대리점이 현금 주고 사가… 6만대 추가 주문 들어와"

팬택이 새로 내놓은 스마트폰 '베가 팝업노트'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법정관리 중인 팬택이 내놓은 스마트폰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이 스마트폰은 사양이 비슷하거나 뒤떨어지는 국내 제품은 물론 싸기로 유명한 중국 제품과 비교해도 저렴한 게 특징이다.

팬택의 스마트폰 '베가 팝업 노트'가 출시 하루 만에 초도 물량 3만대가 모두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21일 팬택 관계자는 전날 출시한 '베가 팝업 노트' 초도 물량 3만대가 모두 팔렸다면서 6만대의 추가 주문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팬택 관계자는 "6만대 모두 실제 주문으로 대리점이 직접 대금을 결제하고 제품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통신사를 거쳐 판매되는 것과 달리 판매 물량이 바로 현금 유입으로 집계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리점에서 직접 현금을 주고 사갈 정도로 '베가 팝업 노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팬택은 고급형 스마트폰을 싸게 내놓은 걸 '베가 팝업 노트' 돌풍의 이유로 보고 있다. '베가 팝업 노트'는 지난 4월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팬택이 처음으로 새로 내놓은 스마트폰이다. 퀄컴 2.3㎓(기가헤르츠) 스냅드래곤800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2GB(기가바이트) 램, OIS(손떨림 방지) 기능의 1,300만화소급 카메라, 5.6인치 풀HD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고급형 모델이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킷캣.

'베가 팝업 노트'는 기능만 놓고 본다면 삼성전자 갤럭시S5 등 최신 스마트폰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가격은 놀랍게도 32만5,000원(출고가 기준)에 불과하다. 35만2,000원은 지금까지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출시한 스마트폰을 통틀어서도 파격적일 만큼 낮은 가격이다. '베가 팝업 노트'보다 성능이 뒤떨어지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4 출고가는 69만9,600원이다. 중국업체 제품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샤오미의 미4가 1,999위안(한화 약 35만8,000원)이다.

'베가 팝업 노트'는 팬택 특유의 이색 기능도 갖추고 있다. 펜이 분리된 후 스크린이 꺼진 상태로 자리를 이동하거나 오랫동안 이동이 없으면 알람이 울리는 기능을 채택했다. 버튼을 누르면 전자펜이 툭 나오는 기능도 있다. '팝업 노트'라는 이름이 붙은 까닭이다. '분실방지 도난 경보' 기능도 특색 있는 기능이다. 충전기를 분리한 후 설정된 시간 내에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못하면 사이렌 소리가 난다. 카페나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다가 도난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었다. '시큐리티 매니저' 기능도 돋보인다. 타인이 잠금 해제에 실패하거나 유심을 제거할 경우 그 내역을 메모리에 자동으로 저장하는 기능이다.

'베가 팝업 노트'는 생산량이 제한적이어서 SK텔레콤 전용모델로만 공급된다. 10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하면 단말기 가격이 5만2,000원대로 떨어진다. 가장 대중적인 요금제인 6만2,000원 요금제를 택하면 20만6,000원의 보조금이 지급돼 14만6,000원으로 내려간다. 네티즌들은 “50만원 이내에 팔려야 할 스마트폰으로 보이지 않는다” “상상을 초월한 가격이다” 등의 반응을 내놓으며 '베가 팝업 노트'에 환호하고 있다.

일각에선 '베가 팝업 노트'가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의 제품 가격을 내리는 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급감한 상황에서 '베가 팝업 노트'가 히트하고 있는 이상 다른 제조사 역시 가만있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LG전자의 G프로, G3 비트 출고가를 내렸으며, KT와 LG유플러스도 잇따라 일부 제품의 출고가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스마트폰은 출시한 지 1년이 넘거나 수개월이 지난 제품이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향후 제품 가격을 결정할 때 팬택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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