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알리바바 투자로 '돈방석'… 日부자 1위 등극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억막장자 지수(BBI)에 따르면 손 회장 순자산은 166억달러(약 17조 1,611억원)다. 이에 따라 그는 유니클로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야나이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순자산 162억달러)를 2위로 밀어내고 일본 최고 부자가 됐다.
소프트뱅크는 뉴욕증시 상장을 앞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지분 34%를 보유한 대주주다. 알리바바 지분 34%는 500억달러(약 52조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손 회장은 14년 전인 2000년 평소 친분이 있던 제리 양 야후 공동창업자의 소개로 당시만 해도 고만고만한 무명의 포털사이트에 불과한 알리바바를 이끌던 마윈 회장을 만났다. 소프트뱅크는 투자를 원하는 기업가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마 회장이 이 자리에서 알라바바의 사업을 설명했다. 손 회장이 6분 정도 설명을 듣더니 2,000만달러 투자를 결정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손 회장은 이후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 규모를 1억달러까지 늘렸다. 2003년 e베이가 중국에 진출하자 알리바바는 쇼핑몰인 타오바오의 수수료를 없애고 무료광고를 허용하는 전략으로 대응해 성공을 거뒀다. 알리바바가 성공가도를 달리고 드디어 뉴욕증시에까지 진출함에 따라 손 회장은 말 그대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자수성가한 기업인인 손 사장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IT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데 탁월하다. ‘아시아의 빌 게이츠’ ‘아시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릴 정도다. 평소 회사 로고가 박힌 옷을 즐겨 입을 정도로 돈을 거의 쓰지 않기로 유명한 그는 실적을 올린 직원에게 자신의 보유 주식을 양도하는 포상제도를 운영하는 등 파격적인 경영 방식으로 관심을 모았다. 손 회장은 그룹사인 소프트뱅크BB가 운영하는 브로드밴드 서비스 야후BB가 보유한 고객 정보가 유출되자 자기 봉급을 6개월간 50% 감봉하겠다고 발표하며 일본 사회를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손 회장의 필생의 꿈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통신 제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미국 3위 통신사 스프린트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4위 업체인 T모바일을 스프린트를 통해 인수합병(M&A)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