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디스플레이ㆍ카메라 우세… AP 성능, 64비트 지원 애플 뛰어나
삼성, 아이폰6 초반 돌풍에 '긴장'… 갤럭시노트4 출시일까지 앞당겨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왼쪽)와 애플 아이폰6.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와 애플 아이폰6의 맞대결에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휴대폰의 대결은 ‘패블릿 최강자’를 가리는 승부이자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준으로 각각 1, 2위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자존심이 걸린 전면전이다.

갤럭시노트4가 아직 예약판매에 돌입하지 않은 만큼 지금으로선 초반 승자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애플은 ‘파죽지세’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의 예사롭지 않은 예약판매량으로 삼성전자를 긴장시키고 있다.

애플은 오는 19일부터 시판하는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첫 24시간 예약주문 물량이 400만 대를 넘어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2년 전 아이폰5가 나왔을 당시엔 72시간 만에 이 같은 기록과 세웠다는 점을 상기하면 아이폰6 시리즈 판매량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수 있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 신제품의 첫 24시간 예약판매 실적은 아이폰4가 60만여대, 아이폰4S 100만여대, 아이폰5가 200만여대였다. 아이폰5는 예약판매 72시간 만에 400만대 판매됐다. 애플은 “신형 아이폰의 수요가 초기 준비 물량을 초과했다”며 “일부 예약 주문은 10월이 돼야 배달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초반이긴 하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다.

아이폰6의 화면 크기는 4.7인치, 아이폰6플러스는 5.5인치다. 디스플레이는 기존처럼 레티나 HD를 채용했다. 아이폰6는 1,334×750 해상도의 4.7인치 디스플레이를, 아이폰6플러스는 1,920×1,080 해상도의 5.5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두 제품에는 20나노 공정으로 제작한 64비트 기반 A8 AP(응용프로세서)를 탑재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반도체 칩이다. 비트 수가 클수록 한 번에 처리하는 데이터양이 많아져서 성능이 좋아진다. A8 프로세서는 아이폰5S에 탑재한 A7보다 연산능력이 25%, 그래픽 성능이 50% 향상됐다. 카메라 화소 수의 경우 800만으로 아이폰5S와 같다. 아이폰6플러스에는 광학식손떨림방지(OIS) 기능이 탑재됐다.

1차 출시국(미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푸에르토리코 싱가포르 영국)에서 예약판매를 시작한 애플은 19일부터 배송을 시작한다. 26일부터는 2차 출시국(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아일랜드 아일오브맨 이탈리아 리히텐슈타인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카타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대만 터키 아랍에미리트연방)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 한국은 이번에도 2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예약판매는 18일부터)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갤럭시노트4를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언팩)에서 다음 달 전 세계 150개국에서 갤럭시노트4를 출시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갤럭시노트4 출시 시기가 앞당겨진 데는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6 시리즈에 대한 심상찮은 관심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6 시리즈의 대항마인 갤럭시노트4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보다 2배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쿼드 HD(2,560×1,440) 슈퍼아몰레드 5.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갤럭시노트3보다 2배나 화질이 선명하다. 해상도에서는 아이폰6를 제압한 셈이다.

카메라 성능 역시 갤럭시노트4가 아이폰6보다 뛰어나다. 후면 카메라 화소수를 1,300만화소(갤럭시노트3)에서 1,600만 화소로 늘렸으며 '스마트 광학식 손떨림방지(Smart Optical Image Stabilizer)' 기능까지 채택했다.

AP 성능은 애플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노트4의 AP는 출시 국가별로 사양이 다른데, 삼성 엑시노스 5433 옥타코어 또는 퀄컴 스냅드래곤 805 버전 두 가지를 탑재한다. 엑시노스 5433은 64비트 프로세서고 스냅드래곤 805는 32비트 전용이다. 한국에 출시하는 갤럭시노트4에는 엑시노스 5433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4.4 킷캣이 32비트 기반이어서 64비트를 구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64비트를 지원하는 첫 구글 OS(안드로이드L)가 나오면 64비트 체제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지만, 엑시노스5433, 스냅드래곤 805를 킷캣을 바탕으로 설계한 탓에 새 OS를 적용해도 성능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갤럭시S5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한 탓에 갤럭시노트4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 걸린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약 7조2,000억원이다. 이 같은 영업이익은 올 1분기(8조4,900억원)보다 15.19%, 지난해 동기(9조5,300억원)보다 24.45% 각각 감소한 것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환율 영향을 받아 실적이 악화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이보다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5조7,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었지만 가격 하락폭이 커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삼성증권은 밝혔다.

아이폰6 시리즈와 벼랑 끝 승부를 벌이는 삼성전자는 긴장감에 휩싸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전과 달리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에서도 동시에 언팩 행사를 개최한 점이 삼성전자가 느끼는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갤럭시노트4가 아이폰6 시리즈의 대항마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가 아이폰6 예약판매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회사 전체적으로 실적이 안 좋은 데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들었다”면서 “갤럭시노트4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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