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 사파이어 유리 채용설에 스마트폰 이용자 관심 집중
흠집 문제에서 자유롭지만 가격 비싸고 깨지기 쉽다는 단점도
삼성ㆍLG전자 "향후 출시 제품에 대한 언급은 적절하지 않아"

애플 아이폰 5S, 삼성전자 갤럭시S5, LG전자 G3(왼쪽부터).
남자친구와 함께 커플 스마트폰을 구입한 K(여ㆍ28)씨. 그는 스마트폰 커버 글라스에 보호필름을 붙일지 말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보호필름을 붙이자니 화면이 지저분해질까봐 걱정이고, 안 붙이자니 커버 글라스에 흠집이 날까봐 걱정이다. 남자친구는 "요즘 스마트폰 커버 글라스는 강화유리라서 열쇠 같은 걸로 긁지 않는 한 스크래치가 안 생긴다"고 했지만 바로 전까지 이용한 스마트폰의 경우 보호필름을 떼자마자 흠집이 생겼던 아픈 기억이 있다. 보호필름을 붙이지 않아도 커버 글라스에 흠집이 생길까봐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없을까?

최근 유튜브에 애플이 개발 중인 아이폰6로 추정되는 휴대폰의 화면을 칼로 찌르거나 열쇠로 긁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왔다. 동영상을 만든 마르케스 브라운리는 어떤 충격을 가해도 아이폰6의 화면에는 흠집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아이폰6 추정 제품의 커버 글라스가 초고강도 유리인 사파이어 글라스이기 때문이다.

아이폰 5S의 커버 글라스는 미국 코닝사의 강화유리 '고릴라 글라스'다. 고릴라 글라스는 투명도가 뛰어나고 충격에 강해 고가 스마트폰 커버 글라스로 널리 쓰이고 있다. 품질 또한 갈수록 향상돼 고릴라3는 기존 제품보다 충격에 50% 더 잘 견디도록 제조됐다. 물론 고릴라 글라스도 한계가 있다. 다른 커버 글라스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흠집'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경도가 높은 사파이어 글라스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흠집 스트레스에서 해방시켜줄 소재로 제격이다. 손목시계를 오래 차면 시계 본체에는 흠집이 나더라도 유리는 흠집 하나 없이 말끔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고가 시계는 대부분 사파이어 유리를 채용한 때문이다. 광채가 아름다운 점도 사파이어 글라스의 장점 중 하나다. 사실 아이폰5S에도 사파이어 글라스가 쓰이고 있다. 흠집이 나면 사진이나 동영상의 품질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장 카메라와 지문 인식센서를 보호하는 유리로 사파이어 글라스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사파이어 유리는 얼마나 흠집에 강할까. 모스 경도계를 기준으로 가장 단단한 물질은 다이아몬드다. 모스 경도가 10이다. 사파이어 글라스는 다이아몬드 바로 아래 단계인 모스 경도 9를 자랑한다. 시멘트 바닥에 긁어도 흠집이 나지 않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사파이어 글라스를 커버 글라스로 채택하면 스마트폰에 보호 필름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사파이어 글라스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일단 비싸다. 절삭 가공이 어려워 기존 유리보다 7~10배 비싸기에 스마트폰 가격 또한 덩달아 올라갈 우려가 있다. 대량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더라도 사파이어 글라스 때문에 아이폰6의 가격이 최대 100달러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릴라 글라스보다 충격에 약한 점도 약점이다. 유연성이 떨어져 바닥에 떨어뜨리면 잘 깨진다. 이 때문에 휴대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고릴라 글라스에는 흠집을 막기 위해 보호필름을 붙이고 사파이어 글라스에는 깨지는 걸 막기 위해 보호필름을 붙여야 하는 거 아닌가" "스마트폰 커버 글라스는 흠집이 안 나는 것보다는 잘 깨지지 않는 게 중요하지 않나?" 등의 얘기가 나돌고 있다.

애플이 사파이어 글라스를 전면 채택하면 경쟁사인 삼성전자ㆍLG전자도 이를 무시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다른 회사나 다른 회사의 제품, 향후 출시할 제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게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이다. 향후 출시 제품에 대해 언급하는 건 기밀누출이다"라고 말했다. LG전자 홍보팀 관계자도 비슷한 답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신제품 스펙과 관련한 부분은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신제품 기능은 공개 시점이 따로 있기 때문에 답변 드리기가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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