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진원생명과학, 제넨셀 등 잇단 먹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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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지용준 기자] 먹는(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임상시험에 진입하고 있다. 내년 1분기부턴 정부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도 치료제 개발을 위해 속도를 내고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을 비롯해 진원생명과학, 제넨셀 등은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국내·외 임상시험을 허가받았다.

대원제약은 지난 3일 국내 임상 2상을,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1일 유럽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제넨셀은 지난달 26일 국내 제2·3상 임상 등을 각각 승인받았다. 대부분 치료제가 비슷한 시기에 임상에 진입한 만큼 업체마다 개발 완료를 위한 속도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대원제약은 내년 6월까지 총 80명의 환자 모집 완료를 목표로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 '티지페논정'(페노피브레이트콜린)의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한다.

티지페논정은 대원제약이 세계 최초로 정제화에 성공한 페노피브레이트콜린 제제다. 난용성 물질인 페노피브레이트에 콜린염을 추가해 친수성을 높이고, 위장관이 아닌 소장에서 약물이 용출되도록 해 체내 흡수율을 높였다.

페노피브레이트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한다는 연구 발표가 잇따라 나온 성분이다. 지난해 7월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 생명공학센터와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메디컬센터 공동 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영국 버밍엄 대학과 킬 대학 등 연구팀도 올 8월 페노피브레이트가 코로나19 감염을 최대 70%까지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해 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위드 코로나 시대에 발 맞춰, 복용이 간편하고 효과가 우수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임상 2상 시험을 계획했다“며 “국내 기술로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해 코로나19 극복에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원생명과학은 한국, 미국 북마케도니아 임상에 이어 유럽에서도 임상 2상을 허가받았다. 임상은 진원생명과학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인 GLS-1027의 무작위, 위약 대조, 이중 맹검 방식으로 진행된다.

GLS-1027은 햄스터 연구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백신에 저항성이 매우 높은 남아공에서 발견된 베타변이주(B.1.351)에서도 폐렴을 감소시켰다. 또 중증 폐렴의 병리학적 특징들인 바이러스에 의해 유도되는 세포융합체 형성과 세포이형성을 감소시켰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국내 판매 및 글로벌 마케팅의 타깃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으로 확대되는 매우 중요한 이정표”라며 “불가리아에서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기에 GLS-1027의 다국가 임상시험을 위한 대상자 모집이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넨셀은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의 임상 제2·3상을 진행한다. 이번 임상은 한국과 유럽 3개국 및 인도 등 5개 국가에서 총 11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임상이다. 이번 임상은 초기 감염 환자들의 중증 진행을 막아 입원율과 사망률을 낮추고 경증 상태에서 완치에 이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ES16001’은 바이러스의 감염과 복제를 저해하고 숙주세포 침입 및 재활성화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졌다. 제넨셀 측은 코로나19의 원인 바이러스 결합 활성을 억제하고 증상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제넨셀 관계자는 “이미 전임상과 국내 임상 1상, 인도 임상 등에서 안전성과 일부 유효성을 확인한 만큼 이번 임상에서도 긍정적 결과가 기대된다”며 “국내에 이어 유럽 및 인도에서도 연내에 임상시험계획 신청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속도전이 될 전망이다. 감염병 치료제는 먼저 개발이 이뤄지면 시장을 장악하기 때문이다. 현재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미국 MSD의 '몰누피라비르'가 개발이 가장 앞섰다. 몰누피라비르는 이날 영국에서 경구용 치료제로는 최초로 조건부 허가를 받기도 했다. 한국 정부도 20만명분의 몰누피라비르의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 국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사들이 앞서 출시한 치료제 우월성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국내 개발 치료제가 시장을 장악하기 힘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것은 시장 장악보다 감염병 주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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