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흥행에 관련 마케팅·신제품 쏟아져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83개국 1위, 전 세계 시청자 수 약 8200만명. 지난달 넷플릭스에 공개된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운 기록이다. 오징어게임의 선풍적인 인기가 유통업계를 달구면서 관련 마케팅과 신제품 출시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깐부치킨 제공
◇오징어게임 효과 '방긋'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라면, 달고나, 트레이닝복, 구슬치기 등의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오징어게임 흥행 후 가장 바쁜 곳 중 하나는 바로 삼양식품이다. 극 중 편의점 앞에서 일남(오영수 분)과 기훈(이정재 분)이 먹던 삼양라면 덕분에 삼양은 간접광고(PPL) 없이 전 세계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됐다.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삼양은 지난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삼양아메리카'를 설립한 데 이어 오는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한다.

법인 설립 등 현지 직접 진출 방식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다시 한 번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커머스 업계는 드라마 속 게임 진행요원들의 가면과 의상, 게임 참가자들의 초록색 트레이닝복 등을 코스튬용으로 잇달아 선보였다. 핼러윈데이(31일)가 다가오는 만큼, 코스튬 의상들에 대한 인기가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온은 '오징어게임X핼러윈'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초록색 트레이닝복, 진행요원 의상, △·□·○ 그림이 그려진 가면, 달고나 만들기 세트 등 오징어게임을 연상시키는 상품들이 대상이다.

달고나의 인기는 단종됐던 제품과 메뉴를 재소환했다. 배스킨라빈스는 2017년 판매한 '너는 참 달고나' 아이스크림을 재출시했다. 달콤한 캐러멜 아이스크림에 바삭한 달고나가 들어간 제품이다.

구슬치기 게임 중 일남과 기훈이 '깐부'(동지)를 맺는 장면으로 주목받은 깐부치킨은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출신 셰프와 함께 신제품 '오징어치킨'을 선보였다.

영화 '기생충' 속 '짜파구리'로 한차례 수혜를 누렸던 농심도 오징어게임을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작품에 자사 제품이 등장하진 않았지만, 이름이 비슷한 '오징어짬뽕'을 패러디해 적극 홍보에 나섰다.

3분기까지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3700억원으로, 처음으로 3200억원인 국내를 넘어섰다.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농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농심은 신라면,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에 이어 오징어짬뽕까지 세계에 알려 K-라면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캡처
◇"오징어게임에 나온 그곳 맞나요?"

오징어게임의 수혜는 단순히 소품만 얻은 게 아니다. 드라마에 나온 장소부터 달고나를 만든 사람까지 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있는 CU쌍문우이천점은 편의점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사람들의 인증샷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일남과 기훈이 비 오는 날 테라스에 앉아 소주와 생라면을 먹으며 대화를 나눈 실제 장소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혜화역 2번 출구 인근에는 길 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 작은 달고나 가게가 있다.

오징어게임 초대장이 걸려 있는 이 달고나 가게의 사장님이 드라마 속 달고나를 손수 만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최고난도인 '우산' 모양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매일 긴 줄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편의점업계도 일명 '오징어 이벤트'를 긴급 준비했다. CU는 오는 20일까지 오징어 관련 라면, 스낵, 마른안주 등 행사 대상 품목을 산 후 스탬프를 적립하면 달고나 세트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GS25도 오징어집, 오징어짬뽕 등 오징어를 키워드로 한 상품을 대상으로 2+1 등의 행사를 실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유통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며 "인기에 힘입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K-제품도 열풍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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