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2000~2020년 30대 그룹 자산총액 전수조사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오너가 있는 대기업의 성장률이 오너가 없는 대기업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의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자산 성장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오너가 있는 26곳의 자산은 평균 407.6% 늘어난 반면, 오너가 없는 4곳은 같은 기간 26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너가 있는 그룹 가운데 신세계가 10년간 자산이 1340.8%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부영(1009.5%)과 CJ(628%), 롯데(605.5%), 현대차(581%) 등 그룹도 자산이 500% 이상 늘어나며 증가폭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금호아시아나는 같은 기간 자산이 50.3% 증가하며 성장률이 가장 저조했고, 한진(57.7%)과 네이버(105.4%), 셀트리온(153.7%), 두산(165%) 등도 자산 성장률이 오너 그룹 평균을 하회했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롯데가 605.5% 성장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어 현대차(581%), 삼성(554.5%), 한화(534.1%), 현대중공업(518.1%) 등이 2000년 이후 6배 이상의 고성장을 이뤄냈다. 반면 SK(405.6%)와 GS(261.5%), LG(191.2%)는 성장률이 평균을 하회했다.

장남·장녀 등 장자 상속 원칙을 지킨 그룹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 성장률이 더 높았다. 장남·장녀 승계 그룹은 자산 성장률이 평균 325.7%에 그친 반면, 나머지 그룹의 평균 성장률은 572.1%로 집계됐다.

특히 자산 규모가 클수록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가 100조원이 넘는 5대 그룹 중 장남·장녀 승계 그룹은 298.4%, 나머지 그룹은 580.3%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CEO스코어 측은 "장남·장녀가 경영권을 승계해야 한다는 유교적 관점에서 벗어나, 능력과 잠재력이 있는 자녀를 후계자로 선택했던 창업주들의 판단이 주효했던 것"이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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