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이달 들어 '단건배달' 전국망 구축

배민, '번쩍배달' 부산·대전·울산 등으로 확대

라이더 확보 위한 투자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

사진=쿠팡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한 번에 한 건 배달)’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면서 배달앱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기존 배달앱 플랫폼들도 속도 경쟁에 뛰어들면서 향후 치열한 자본 싸움이 예고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6일 강원도 지역에서도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강원 원주, 춘천, 강릉, 동해, 속초 등 5개 시에서 배달 주문이 가능하다.

오는 20일부터는 배달지역이 제주도까지 확장된다. 이에 따라 쿠팡이츠는 2019년 출범 이후 2년 만에 전국적인 배달 플랫폼 형태를 갖추게 됐다.

쿠팡이츠는 론칭 이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해 론칭 1년 만에 점유율 11%를 기록하며 업계 3위로 자리잡았다.

와이즈앱의 조사결과 쿠팡이츠의 지난해 1인당 월간 평균 방문일수는 4.4일로 업계 2위인 요기요(4.4일)와 같았다.

쿠팡이츠는 성장에는 단건 배달이 있다. 그동안 배달앱들 사이에서는 여러 주문을 묶어서 배달하는 ‘묶음 배달’이 주를 이뤘다.

반면 쿠팡이츠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원천적으로 배달원(라이더)의 ‘묶음 배달’을 제한하고 단건 배달만 가능하도록 했다.

이 배달 방식은 1회 1배달만 가능하므로 속도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3~5건을 배달하는 묶음 배달보다 단건 배달이 크게는 속도가 두 배 가까이 빠르다.

실제로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 강남에서의 쿠팡이츠의 성장세는 무섭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가맹점들 사이에서는 쿠팡이츠가 배민 주문 건수를 따라잡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결국 속도전에 업계 1, 2위인 배민과 요기요도 참전하는 모양새다.

배민은 서울과 경기도 일부지역에서 서비스했던 ‘번쩍배달’을 이달 들어 부산, 대전, 울산, 광주 등 4개 광역시까지 확장했다. 번쩍배달은 고객이 음식을 주문하면 45분 안에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배민은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배차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배송 속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기존과 다른 배차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요기요도 ‘요기요 익스프레스’을 도입하고 배달 지역을 늘리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평균 주문 처리 시간을 20분까지 단축해주는 서비스다. 올해 상반기내에 전국적으로 배달 지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로는 기존 배달앱들이 쿠팡이츠의 공세를 막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속도를 높이려면 단건 배달이 필수적인데 구조상 단건 배달은 묶음 배달보다 라이더들이 많이 필요하고, 이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비용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모든 라이더를 전업이 아닌 아르바이트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쿠팡이츠는 친구 추천 시 1만원 지급, 피크타임 보너스 지급 등 이벤트를 펼치며 공격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 중이다.

쿠팡은 최근 뉴욕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한 만큼 ‘인센티브 경쟁’에서 계속해서 투자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배민의 경우 주문 건당 수수료를 받는 구조가 아닌 ‘울트라콜’ 등 광고비 수익에 의존하고 있어 인센티브에 과감한 투자를 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우선은 인센티브 지급에 주력하는 방안 대신 모집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

배민은 이달 들어 ‘배민커넥트’ 앱을 구글스토어와 앱스토어 등 앱마켓에 등록했다. 배민의 일반인 라이더를 모집할 수 있는 앱이다.

모바일에서도 일반인 라이더들이 쉽게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까지는 배민커넥트 사이트에서만 일반인 라이더를 지원할 수 있었다.

배민 관계자는 “기존까지는 앱 내에서 배민커넥트 계정 가입이 안 됐다”면서 “이번 앱 출시로 모바일에서도 배민커넥트 가입을 쉽게 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요기요도 올해 상반기 중 일반인 라이더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안정화가 되고 가맹점수가 비슷해지다 보면 얼마나 빨리 배달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빠르게 배달하려면 라이더 수와 교육 등이 중요해지고 결국 비용이 수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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