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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결정문이 5일 공개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에 ITC의 결과를 승복하고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정부기관인 ITC가 2년 동안 사건을 조사하고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내린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 최종 판결문을 보면 침해된 영업비밀 22개가 명확히 기재돼 있고 이는 ITC에서 자체 조사 결과로 밝혀낸 것"이라며 "다만 상세 내용은 미국 법·제도상 양사 대리인단이 보유하고 있어 일반에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 'ITC가 영업비밀 침해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는 입장에 대한 반박이다.

또 양사의 배터리 제조·개발 방식이 다르다는 SK이노베이션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셀을 말거나 쌓는 형태의 일부 공정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이번 사건에서 22개의 영업비밀 침해에 해당하는 양극재, 음극재, 셀, 케미스트리를 활용한 믹싱, 코팅 등 대부분 기본 공정에는 차이가 없다"고 일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10일 ITC의 최종 판결 직후 SK이노베이션에 협상 재개를 건의했으나 현재까지 SK 측에서 어떠한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양사가 제시하는 합의금 격차가 조단위에 이른다는 점도 확인했다.

SK이노베이션에서 받게 될 합의금을 최근 잇단 화재로 논란이 된 코나 전기차(EV) 리콜 관련 충담금에 이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런 의도를 가졌다면 SK이노베이션과 전액 현금으로 합의해야겠지만 당사는 현금이든 지분이든 수년에 걸친 로열티든 상관없다"며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피해를 정당하게 보상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의금 총액 수준이 근접한다면 SK이노베이션의 사업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합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ITC가 깊은 고민 통해 내린 결정을 받아들이고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서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미래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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