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적 시너지 기대…부채비율 대폭 줄어들 듯

사업 시너지는 불투명…"구체적 방안 나와야"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GS리테일이 오는 7월 GS홈쇼핑과의 합병으로 반등에 성공할 지 이목이 쏠린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리테일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8조8623억원으로 전년 동기간보다 1.6% 줄었다.

GS리테일의 매출액이 역신장한 것은 2000년 이후 20년만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줄었다. GS리테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44.5% 감소했다.

GS리테일의 실적 감소는 코로나19 여파가 크다. 편의점 사업부문의 경우 코로나19로 학교, 학원가, 여행지 등 상권이 부진했다. 호텔 사업도 같은 이유로 4분기 3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도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결국 GS리테일이 반등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새성장 동력은 오는 7월 예정된 GS홈쇼핑과의 합병이다.

관건은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으로 얼마나 시너지가 날지다.

재무적 측면에서는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업계에서, GS홈쇼핑은 홈쇼핑 업계에서 취급고 기준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양사가 합병되면 취급고는 15조원에 이른다.

특히, GS리테일 입장에서는 이번 합병은 부채비율을 줄일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GS리테일의 부채비율은 189.42%다. 리스부채 탓에 순차입금이 2조9155억원이나 된다.

반면 GS홈쇼핑은 부채가 없고 현금성자산만 약 6000억원(금융기관예치금 포함)을 보유 중이다. 즉, GS리테일이 GS홈쇼핑과 합병하면 부채비율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GS홈쇼핑이 매년 1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게 되는 것도 GS리테일 입장에서 긍정적이다. GS홈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79억원으로 전년보다 31.5% 늘었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시너지 창출 계획이 나오지 않아 판단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 시각이다.

GS리테일이 합병발표 당시 제시한 목표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합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 구축 △로얄고객 확보 및 상품 경쟁력 강화 △물류 인프라와 배송 노하우의 결합으로 종합 풀필먼트 사업 강화 등이다.

GS리테일은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 기준 취급액 25조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그림이다.

GS리테일이 전국 1만5000개 이상의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고, GS홈쇼핑이 3000만에 가까운 TV홈쇼핑 시청가구와 18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모바일 쇼핑앱을 운영하고 있다.

멤버십 회원 기준으로 봐도 GS리테일은 1400만명, GS홈쇼핑은 1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대형 유통망을 바탕으로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도 시너지를 내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설날을 맞아 ‘GS와 함께하는 2021 위대한 설’이라는 이름으로 첫 공동행사를 진행했다. 지난달부터는 매월 마지막 주를 ‘GS프라임위크’로 지정하고 정기 공동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상품, 물류, 채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합병 전 다양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바일·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유통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합병발표 당시 청사진을 넘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이 합병발표 당시 제시했던 방향들이 실제로 어느 정도로 경쟁력이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면서 “쿠팡 등 이커머스가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남들이 못하는 추가적인 액션을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더 기다려야 되는 영역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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