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유한양행·삼바 등 인사 단행

호실적에 GC·종근당 등 재선임 예상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지난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임기가 만료를 앞둔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에 관심이 쏠린다.

셀트리온,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일찌감치 수장 교체를 확정했지만 GC(녹십자홀딩스), 종근당, 대웅제약 등은 아직까지 구체적 계획이 없다. 코로나19 변수에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상당수가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업체별로 크고 작은 변수들이 있는 만큼 재선임을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왼쪽부터)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 사 제공
◇셀트리온, 유한양행은 이미 내정…삼성바이오는 조기 교체

지난해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한 뒤, 다시 1년 만에 국내 제약·바이오 1위 기업에 오른 셀트리온의 서정진 명예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에서 물러났다.

서 명예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23일까지만, 현재 셀트리온 그룹은 기우성 셀트리온그룹 부회장과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가 이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서 회장은 지난 2월 말 “3월에 정식 은퇴를 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에 대해서는 은퇴 후에도 조금 관여를 하게 될 것 같다”며 “이밖에 그룹에 큰 문제가 생길 경우 ‘소방수’ 역할 정도를 담당할 계획”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한양행도 이달 임기가 종료되는 이정희 대표이사 사장의 후임을 내정했다. 유한양행은 전통적으로 부사장에서 총괄부사장을 거친 뒤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는데 지난해 7월 조욱제 부사장을 업무 총괄로 임명하며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정희 대표이사 사장은 1978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2015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약 6년 동안 유한양행을 이끌었으나 이달 20일을 끝으로 물러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 12월, 창립부터 약 10년 가량 회사를 이끌어왔던 김태한 사장이 정해진 임기 2년을 남겨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빈 자리는 존림 부사장이 승진하며 채웠다.

◇GC녹십자, 종근당 '연임' 무게…대웅제약은 안갯속

GC(녹십자홀딩스), 종근당, 대웅제약의 경우 아직 대표 교체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그러나 GC와 종근당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수장 교체 없이 기존 그대로 갈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GC 계열사의 지난해 매출액을 살펴보면 GC녹십자는 1조5041억원(전년보다 10.8% 증가), GC녹십자엠에스는 1133억원(39.1% 증가), GC녹십자랩셀은 856억원(47.8% 증가)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에 큰 문제가 없다면 허일섭 GC 대표이사 회장, 허용준 GC 대표이사 부사장은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허일섭 회장과 허 회장의 아들 허진성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 상무를 비롯해 허 회장의 친형인 고(故) 허영섭 전 회장의 아들 허용준 GC 대표이사 부사장들이 주요 요직에 있어 변동 가능성이 예상된다.

종근당 역시 지난해 매출액 1조303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0.7%나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6.2% 성장한 1239억원을 기록했다.

김영주 대표이사는 2015년 이후 종근당 성장에 크게 기여한 바 있기 때문에 한 차례 더 신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에도 연간 매출액 ‘1조 클럽’은 달성했지만 각종 악재로 인해 영업이익이 62% 감소하면서, 전승호·윤재춘 사장의 연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원인으로 전문의약품 '알비스' 판매금지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소송비용 증가가 꼽히는 만큼 사실상 경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제약 산업 특성상 긴 호흡으로 경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별히 이슈나 문제가 생긴 경우가 아니라면 모두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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