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최근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 개발을 위해 현대차그룹에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지만,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기술을 글로벌 시장이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2021년을 미래 성장을 가름 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대의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에는 △친환경 △미래기술 △사업경쟁력 영역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계획은 이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공개와 로보틱스 사업 진출 등으로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가장 완벽한 친환경 연료라는 수소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이미 인정받고 있어, 미래차 기술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12일 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재 8개 차종인 전기차 라인업을 2025년까지 23개 차종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앞으로 출시되는 전기차에는 최근 발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E-GMP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활용한 기존의 전기차와 달리 전기차만을 위한 최적화 구조로 설계돼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또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이는 5분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의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E-GMP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자동차 ‘CV’(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핵심 플랫폼이다. 특히 이 플랫폼은 자율주행차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 미래 모빌리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수소분야에서도 더욱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뜻을 담은 브랜드 ‘HTWO’를 바탕으로, 수소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선박, 발전기, 열차의 동력원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도 중국에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은 거대시장인 중국의 수소경제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광저우에 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수소차를 넘어, 본격적으로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도 글로벌 공략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최초로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생산한 기업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 스팟.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밖에도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관련 사업 뿐만 아니라 로보틱스 사업도 본격화 하며 미래기술 선점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 평화로운 삶이 보장되는 ‘인류를 위한 진보’를 목표로 또 한 번의 혁신에 나서기 위해 로보틱스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달 11일 현대차그룹은 총 11억 달러 가치의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번 사업진출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포함한 그룹 차원의 로봇 개발 역량 향상과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를 예상하고 내린 결정이다.

그룹사 측면에서는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등과 연계해 로봇 시장 진입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까지 사업 영역 확장이 가능하며, 로봇 중심의 새로운 밸류 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첨단 기술 선도 그룹으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로봇을 적극 활용한 재난 구조나 의료 케어 등 공공의 영역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회장 취임 후 첫 임원인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많은 신경을 썼다. 미래 먹거리로 그룹의 방향성을 정한 미래 자동차산업 관련 분야에서 대대적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관련 분야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로보틱스 등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할 탁월한 성과와 전문성을 갖춘 리더와 신임 임원에 대한 승진을 망설이지 않았다.

정 회장은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을 위한 신기술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미래시장을 선점하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그리고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혁신적인 모빌리티 기술을 구현해 나가겠다”면서 “UAM, 로보틱스와 같은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머지않은 미래에 새로운 모빌리티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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