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 통해 '뉴 LG' 체체 구축, 4세 경영체제 완성

CEO 대부분 유임, 대내외 불확실성 속 안정에 방점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내년 취임 4년차를 맞는 구광모 회장이 계열분리를 통해 ‘뉴 LG’ 체체를 구축한다.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주력 기업과 연관이 적은 비주력 업종을 분리해 그룹의 안정화를 꾀한다.

㈜LG는 26일 이사회를 통해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4개사와 함께 LG로부터 독립한다. LG그룹은 4세 경영체제로 완전히 전환하는 데 마침표를 찍는다.

LG는 그룹 회장을 장자가 맡고, 다른 가족 일원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계열 분리로 독립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구본준 고문은 구 회장의 숙부다.

㈜LG신설지주가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4개사를 자회사로 둔다. 신설 지주회사는 전문화 및 전업화에 기반해 4개사에 대한 사업 집중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은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한다. 동시에 배터리, 대형 OLED, 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한다. 이번 분할이 완료되면 3년간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일단락된다.

이날 LG그룹은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CEO 대부분을 유임하고,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했다.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안정 속 혁신’에 중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LG전자 제공
올해 LG는 177명의 승진 인사와 함께 4명의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을 새로 선임했다. 임원인사 총 규모는 181명이다.

특히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총괄인 황현식 사장을 CEO로 선임했다. 또 새로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CEO에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장인 김종현 사장을 임명했다.

신규 사업본부장도 선임했다. 류재철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 부사장이 H&A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이동한다. LG화학 경영전략총괄 남철 전무는 첨단소재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여성 임원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이번 인사에서 역대 최다인 15명이 승진했다. 여성 전무로는 4명이, 상무로는 11명이 승진했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경영전략 Group장, 윤수희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Specialty Care 사업부장, 여명희 LG유플러스 CFO 경영기획담당. 김새라 LG유플러스 Consumer사업부문 마케팅그룹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LG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비중도 2018년 말 3.2%에서 2020년 말 5.5%로 증가했다.

올해 외국인 승진자도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자동차전지 생산법인 개발담당 데니 티미크(Denny Thiemig, 독일인) 상무 등 3명을 배출했다. 글로벌 현장에서 성과를 거둔 현지 핵심 인력을 확대 중용하면서 다양성을 강화했다.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두고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 회장은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 등을 통해 “미래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하고 육성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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