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정유업계가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지난 9월 정관 개정을 통해 '통신판매(중개)·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회사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며 플랫폼 사업 진출의 근거를 마련했다.

플랫폼 사업이란 다수의 공급자·사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시장을 통해 상호 거래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참여자 전체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SK에너지 주유소.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에너지는 기존 석유제품 공급이 주로 이뤄지던 주유소를 생활편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솔루션과 에너지 솔루션 측면에서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 에너지솔루션 허브(hub)'로 전환해 마케팅 자산의 활용 방식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스마트 주유, 세차, 정비 등 차량 관리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머핀(Muffin)' 서비스를 시작했다. 향후에는 전기차 충전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혀 전기차 솔루션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SK에너지는 분기보고서에서 "기술의 발달과 언택트 소비 활성화 등에 따라 플랫폼 사업 관련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이번 플랫폼 사업 진출은 현재 계획 단계에 있고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예상 자금 소요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도 기존 주유소를 재해석해 주유, 세차, 정비뿐 아니라 전기·수소차 충전, 물류거점, 드론배송, 편의점 등 생활 편의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개념을 담아 지난 18일 '에너지플러스(energy plus)'라는 새 브랜드를 출시, 이를 첫 적용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 허브(hub)'도 함께 공개했다.

GS칼텍스 에너지플러스 허브 삼방 전경. 사진=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의 에너지소비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서비스의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 콘텐츠와 디지털 기술 도입 등을 시도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미래 신기술 확보와 신사업 모색을 위해 위해 벤처투자에 나선다. 벤처투자 대상은 정유·화학·윤활 등 기존 사업들과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는 분야를 삼았다.

에쓰오일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한 외부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고자 한다"며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와 소재 사업과 같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 시설. 사진=에쓰오일 제공
또 기존 정유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에너지·화학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석유·화학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TC2C 기술' 도입을 포함한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투자가 확정되면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비정유 사업으로의 구조 전환을 서두른 결과, 올 2·3분기 업계에서 유일하게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또 지난 3월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 이후 플랫폼 비즈니스 개발 전담조직을 꾸려 주유소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사업도 추진 중이다. 우선 손 세차와 출장세차 등 프리미엄 세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대오일뱅크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정유 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해 유류저장, 윤활기유, 석유화학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양한 신규 사업 추진 등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 추가 수익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와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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