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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하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달의민족 인수에 대해 '요기요 매각' 조건을 내건 가운데, 스타트업 및 투자업계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과 한국엔젤투자협회는 18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요기요 매각을 조건부로 하는 배민-DH 기업 결합은 불승인에 준하는 이례적인 조치"라며 "디지털 경제의 역동성을 외면하고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고사시키는 판단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코스포는 "음식배달은 글로벌 합종연횡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역동적 시장"이라며 "이번 공정위 결정은 국가 간,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는 디지털 경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코스포는 공정위가 이베이의 G마켓 인수를 승인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이베이-G마켓 기업결합 승인 판단의 근거는 배민-DH 결합에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다"며 "11년 전보다 관련 시장의 역동성이 훨씬 커진 점을 고려하면 공정위의 판단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코스포는 공정위가 스타트업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길을 막으면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토종 스타트업들이 고립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엑시트"라며 "스타트업이 국내 시장을 넘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민과 DH의 기업결합 심사가 1년 넘게 지체되면서 이미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부정적인 신호가 전달됐다"고 지적했다.

코스포는 "공정위의 심사보고서가 최종 결정으로 이어진다면 글로벌 기업이 국내 혁신 생태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좁아질 것"이라며 "국내외 시장 상황과 스타트업 생태계의 발전을 고려해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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