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3분기 영업이익 610억···전년보다 49%↓

LG생활건강, 3분기 매출 5.4% 증가한 2조706억···분기 최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각사별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의 경쟁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실적 격차가 올 3분기 더 확대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오프라인 채널의 화장품 판매 부진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같은 기간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구성된 ‘삼각편대 포트폴리오’가 빛을 발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자 역대 3분기 중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2086억원, 영업이익은 61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 49% 줄어든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측은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영향 및 채널 재정비로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이 하락하면서 영업이익도 감소했다”며 “해외에서도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전반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저조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간보다 22% 감소한 1조886억원, 영업이익은 48% 줄어든 56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면세점이나 백화점, 방문판매 등을 중심으로 판매됐던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매출이 크게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네이버, 11번가, 무신사, 알리바바 등 플랫폼과 협력해 온라인 채널을 강화했지만, 당장 실적으로 연결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해외 사업도 실적 부진이 계속됐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 매출은 4232억원, 영업이익은 197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3%, 43% 줄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에서 매출이 13% 감소했고, 북미에서 16%, 유럽에서 15% 줄었다.

이밖에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등 다른 계열사들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이 감소하며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간보다 5.4% 성장한 2조706억원, 영업이익은 5.1% 증가한 3276억원을 기록했다. 2005년 1분기 이후 62분기 연속 상승세다.

3분기 누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한 5조7501억원,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96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누계 실적을 갱신했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도 한층 강화된 브랜드 경쟁력에 힘입어 전년보다 매출과 이익이 모두 성장했다"고 말했다.

주력인 화장품 부문은 코로나19 여파가 남아있긴 하지만 ‘후’, 더마화장품 ‘CNP’ 등 럭셔리 브랜드들의 국내외 수요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보다 1.5% 감소한 1조1438억원, 영업이익은 6.7% 줄어든 1977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에서 화장품이 비수기였음에도 디지털 채널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며 22%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생활용품 부문은 3분기 매출 5088억원, 영업이익 668억원을 달성해 전년보다 각각 26.8%, 47.9% 증가했다.

리엔 ‘닥터그루트’는 감각적인 용기와 세련된 향을 앞세워 출시 3년 만에 10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벨먼’은 활발한 디지털마케팅을 통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고 샤프란 ‘아우라’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며 성장을 지속했다.

음료 부문은 3분기 매출 4180억원, 영업이익 632억원을 달성해 전년보다 각각 3.8%, 15.1% 증가했다. 코로나19와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진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어려운 사업환경에도 ‘코카콜라’, ‘씨그램’ 등 주요 브랜드들의 제품 라인업 강화와 온라인 및 배달채널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한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인사 제도를 개편하는 모습이다. 직급 체계를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해 직급과 무관하게 누구나 '팀장' 직책을 수행할 수 있는 유연한 직급체계가 마련됐다. 그러나 연봉 상승률 역시 3%로 제한하면서 비용절감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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