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장례 후 회장 선임 예상

젊은 총수들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사별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면서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삼성을 이끌게 됐다. 장례 기간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모두 40·50대의 ‘젊은 총수’가 이끌게 됐다. 실리와 합리성, 소통을 강조하는 젊은 총수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핵심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타계에 따라 애도 기간이 끝난 후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취임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으로 경영 행보를 이어왔고,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뒤로는 6년 넘도록 삼성의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수행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동일인에 지정되면서 공식적인 삼성의 총수가 됐지만 '회장' 타이틀은 달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그간 인정받은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뉴 삼성’을 만들어 갈 것이란 관측이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 '초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시스템 반도체와 5G 네트워크 장비, 전장 사업 등에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자 계열을 중심으로 뉴삼성으로 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정의선(50) 회장을 선임했다. 20년 만에 총수를 바꾸며 본격적인 3세 경영시대의 막을 올렸다.

정 회장 역시 2년 전부터 사실상 그룹 전반을 이끌어, 정몽구 회장의 역할을 대신해왔다. 정 회장은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 발전시키는 한편, 전기, 수소차 등 미래차 비전을 중심으로 현대차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적극적인 사업 협력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까지 이 부회장과 구 회장, 최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을 직접 만나 전기차·배터리 사업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재계 협력을 도모했다.

‘맏형’ 최태원(59) SK그룹 회장은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공격적으로 그룹을 키워왔다. 최 회장은 부친 고 최종현 전 회장이 1998년 세상을 떠나자 38세의 나이에 SK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 재계 안팎에선 ‘30대 총수가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많았지만 32조 원가량이던 그룹 자산은 지난해 말 6배 이상으로 늘었다.

최 회장은 수년 전부터 그룹 슬로건으로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설파하며,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다. 2012년 세계 2위 메모리반도체 회사 하이닉스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10조3000억원(90억 달러)에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미국 인텔의 사업부 일부를 인수하기로 했다.

2018년 회장에 등극한 구광모(42) LG 회장은 재계 서열 5위 그룹 내 최연소 경영인으로 4세 경영인이다. 창업주 구인회 전 회장,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에 이어 회장에 올랐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적인 경영 방식으로 ‘뉴 LG’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잰걸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AI, 전기차 배터리, OLED 등 미래 성장 동력 분야에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재계 1, 2위인 삼성과 현대차의 젊은 회장 취임은 부회장 때와는 다른 무게감을 줄 것"이라며 “빠르게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젊은 총수들은 서로 간 경쟁과 협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경영 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