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사법리스크 속 이건희 회장 타계, 승계절차 본격화될 듯
2013년부터 총수 역할…불필요한 사업 과감히 접는 실용주의 전략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새벽 별세함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격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그룹을 대표하는 총수직을 수행해왔지만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생존해 있어 부회장 자리를 유지해 왔다.

이 부회장은 이미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8%를 물려받아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주식부호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7조563억원)이다. 이 회장의 남은 유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다.

올해 6월말 기준 이 회장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을 보유했다.

유족들은 이 회장의 전체 유산 가치 평가를 마치고 국세청에 상속세 신고를 해야한다. 상속세는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삼성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다고 해도 경영상에 뚜렷한 역할 변화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쓰러지기 전인 2013년말부터 사실상 삼성그룹의 총수 역할을 해왔다.

  • 사진=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한 뒤 2010년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에 올랐다. 2012년말부터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회장직에 오른 주요그룹 후계자들의 나이를 보면 현재 이 부회장의 나이는 적지 않다. 이 부회장은 1968년생으로 만 52세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 회장으로 올라선 나이는 45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당시 40세에 회장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경영상의 과제 뿐 아니라 경영권 승계 및 국정농단 관련 재판 등 당장의 과제가 산적해있다.

박영수 특별검사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중단됐던 이 부회장의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이 9개월 만에 오는 26일 재개될 예정이다. 총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용주의를 강조해온 이 부회장의 경영방식은 회장직에 오른 뒤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게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공급망을 늘리고 차기 사업을 준비하는 등 삼성의 외교관 역할을 해왔다.

이 부회장의 주도로 미국의 전장부품업체 하만을 인수한 것 또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전자에 인수된 후 하만 매출은 2017년 7조1026억원에서 2019년 10조771억원으로 증가했다.

  • 이건희 삼성 회장. 사진=연합뉴스
반면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정리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방산사업을 한화그룹에, 2015년 화학사업을 롯데그룹에 각각 매각했다. 이후 프린터사업도 미국의 휴렛팩커드(HP)에 팔았다. 성장동력에 집중하고, 비주력사업은 매각하는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 경영방식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를 글로벌 1위에 올려놓는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약한 시스템반도체를 키우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중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이 빠르게 올라오는 상황에서 중장기 불확실성을 해소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는 기술 추격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D램 분야에서도 중국이 수년내로 의미있는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기업 또한 삼성이 과점하고 있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내년부터는 중국의 BOE가 아이폰 신제품에 OLED 패널을 납품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삼성그룹에는 '총수 없는 경영체계'를 수립하는 과제가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가 3세 경영인인 이 부회장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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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10/25 19:00:11 수정시간 : 2020/10/25 19: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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