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철강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동국제강이 컬러강판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위기 타개에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부산공장에 내년 하반기까지 약 250억원을 투자해 연산 7만톤 규모의 컬러강판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컬러강판 생산능력은 기존 8개 라인 75만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9개 생산라인 85만톤으로 늘어난다.

동국제강이 신규 증설하는 컬러강판 라인은 세계 최초로 라미나강판과 자외선(UV) 코팅 공정을 혼합한 광폭 라인(1600㎜)으로 구성된다. 라미나강판은 다양한 색상과 무늬·광택·질감이 가미된 필름을 강판에 코팅한 제품이다.

동국제강은 신규 라인에서 불소 라미나강판이나 디지털 프린팅 강판과 UV코팅을 접목시킨 신제품 등 고부가가치 컬러강판을 제작해 다양해진 가전사의 요구를 충족하고 고급 건자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올 상반기 기준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국내 시장 점유율은 36%다.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 1972년 4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컬러강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2011년 10월에는 국내 최초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을 론칭했으며 2018년 6월에는 국내 첫 항균 컬러강판 '럭스틸 바이오' 생산에 돌입했다.

프리미엄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과 가전용 컬러강판 브랜드 '앱스틸'은 다양한 질감과 뛰어난 패턴, 독보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 프리미엄 컬러강판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현재 동국제강은 부산공장에서 럭스틸과 앱스틸뿐 아니라 냉연강판과 도금강판도 생산중이다. 럭스틸 토탈 솔루션 센터인 도성센터는 컬러강판의 가공과 현장 시공을 맡고 있다.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매출 비중(별도기준)은 2012년 11.5%에서 지난해 17.6%까지 확대됐다. 회사는 이번 투자로 향후 2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컬러강판은 기존에 벽돌 또는 유리 마감으로 시공했던 것과 다르게 디자인과 영구성 측면에서 월등해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이 컬러강판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배경은 코로나19 여파로 건설, 조선, 자동차, 가전 등 전방산업의 수요 침체 문제 해결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코로나19 시대에 우리 자신과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회를 준비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동국제강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철강산업은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 같은 환경에서 포항제강소 코일철근 설비 투자와 부산공장 컬러강판 생산라인 증설 등 신규 투자로 원가경쟁력 확보와 품질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고수익 제품의 가전, 건재 컬러강판 제품에 마케팅과 영업력을 집중해 이익 개선을 꾀하고 있다.

최근 동국제강은 4년여간의 연구 개발 끝에 불연 세라믹 컬러강판 '럭스틸 유니세라'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제품은 컬러강판 소재 중 꿈의 수지라고 불리는 세라믹 수지를 사용했으며, 장기적 외장재로 사용하기 위해 비오염성과 내후성을 각각 20년간 보증받은 국내 유일의 강판이다.

럭스틸 유니세라. 사진=동국제강 제공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2018년 개발을 마치고 판매를 늘리고 있는 항균 컬러강판 '럭스틸 바이오'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럭스틸 바이오는 특수 금속 세라믹 항균제 및 특수 첨가제를 이용해 살균효과 및 항균효과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의 서식을 억제하는 데다 인체에 무해하고 반영구적인 살균효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럭스틸 바이오는 수술실과 제약회사, 의료용 냉장고, 요양병원, 식품공장, 반도체 공장, 쇼케이스, 업소용 냉장고, 식품운반 차량 등 생활과 밀접하거나 세균에 민감한 공간의 내외장재로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특수 처리를 통해 단색 컬러강판뿐 아니라 다양한 패턴의 프린트 및 업체 질감 컬러강판 구현이 가능해 디자인까지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경남 밀양 보건소와 제일병원의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내장재로 적용됐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대표 고부가가치 제품인 컬러강판 사업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우리 생활 가장 밀접한 곳에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해 컬러강판의 기능적 기술개발에도 아낌없는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럭스틸 바이오가 내장재로 적용된 밀양 제일병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사진=동국제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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