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두산타워.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두산그룹이 그룹 상징인 두산타워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3조원대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원에서 두산타워 빌딩을 부동산 전문 투자업체인 마스턴투자운용에 8000억원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처분 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으로 두산그룹이 원하는 수준에서 매각가가 결정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두산타워에 4000억원이 담보로 잡혀 있는 만큼 실제 두산그룹이 손에 쥘 수 있는 자금은 2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대문 패션시장에 자리한 두산타워는 지하 7층, 지상 34층의 연면적 12만2630㎡ 규모로 1998년 준공된 이후 20년 이상 그룹 본사로 사용됐다. 두산그룹은 매각 후 재임차(세일즈앤드리스백) 방식으로 두산타워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두산타워 매각으로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두산그룹의 자구안 이행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올 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으며 유상증자와 계열사 매각을 통해 3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제시했다.

두산중공업은 이달 초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를 결정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대주주들도 보유 중인 두산퓨얼셀 지분 23%(5700억원 규모)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기로 했다.

계열사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초 골프장 클럽모우CC를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1850억원에 매각하고 채권단 차입금을 처음으로 상환했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도 팔아 나머지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두산그룹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날로 예정된 두산인프라코어 예비입찰을 오는 28일로 연기했다.

두산은 계열사 자산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투입할 방침이다. 나머지 금액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두산은 이달 초 두산솔루스 지분 18.05%와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34.88%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각각 2382억원, 4604억원에 매각했다. 모트롤사업부도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4530억원에 매각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벤처캐피털 네오플럭스 지분 96.77%를 신한금융지주에 73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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