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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nergy요모조모] <5>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원인 '질산암모늄'
  • 기자신지하 기자 jiha@hankooki.com 승인시간승인 2020.08.12 08:00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지난 4일(현지시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폭발로 최소 168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발생한 대규모 폭발로 7일 항구 창고 건물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주요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달 4일 오후 6시께 베이루트 항구의 한 창고에서 폭발이 두 차례 일어났고 이로 인해 발생한 충격파가 베이루트 시내를 강타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폭발 당시를 담은 사진과 영상이 다수 게시돼 있는데요, 폭발로 발생한 연기가 시내 전체를 마치 돔 형태처럼 뒤덮었습니다. 이 사고로 건물 외벽이 부서지거나 창문이 부서질 정도의 충격파가 발생했고 주변 지역과 인근 건물은 엄청난 피해를 받았습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지질학자를 인용해 이번 폭발의 충격이 진도 4.5의 지진에 해당한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레바논 당국은 이번 참사가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6년 동안 보관된 약 2750톤의 질산암모늄 저장고에 불이 붙어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사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750톤의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베이루트 폭발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사고.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농업용 비료인 질산암모늄은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화약 등 무기 제조의 기본 원료로도 사용됩니다.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열차폭발사고 당시에도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에 불꽃이 옮겨붙으며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질산암모늄은 주로 요소 비료 원료 및 산업용 폭발물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공기 중에서는 안정돼 있으나 유류 등이 혼합될 경우 폭발성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합니다. 무취, 백색, 무색 또는 연회색의 결정으로 알코올과 알칼리에 잘 녹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질산에 암모니아를 흡수시켜 농축, 냉각 과정을 거쳐 제조하며 화학과 폭약의 산소공급제와 젤라틴다이너마이트 제조, 질소비료, 살충제, 인쇄, 기폭제 등의 제조에 사용됩니다. 강력한 산화제이기 때문에 혼합 화약, 폭죽의 원료로도 쓰입니다.

  • 질산암모늄 상세 정보. 자료=안전보건공단 제공
안전보건공단은 질산암모늄이 단독으로 극격한 가열, 충격으로 분해될 경우 폭발의 위험이 높다고 경고합니다. 소량의 점화원으로 폭발하지는 않지만 뇌관으로 기폭할 경우에는 폭발하게 됩니다. 유황이나 금속분, 가연성의 유기물이 섞이면 가열과 충격에 의해 화재 폭발을 일으키며 강산류, 환원제, 금속분, 유기물질과 심하게 반응하는 편입니다.

질산암모늄은 단독으로 폭발하는 성질이 갖고 있어 폭발물과 동일하게 취급합니다. 화기를 엄하게 금지하고 저장, 취급, 운반시 충격, 마찰을 피해야 합니다. 저장소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통풍·환기가 잘 되는 곳으로 해야 합니다. 가급적 분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신속히 분진을 제거해야 합니다. 분진 발생 장소는 분진 방폭형 전기기기를 사용하고 방진 보호구도 착용해야 합니다.

질산암모늄이 누출되거나 화재 또는 폭발했을 시에는 알코올포와 이산화탄소(CO₂) 물분무로 소화 작업을 진행합니다. 타는 동안에는 유독가스가 발생하고 화재 시 폭발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폭발 반경 외곽에서 다량의 물을 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 여수산업단지. 사진=여수시 제공
이번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 사고로 엄청난 인명과 물적 피해가 발생하자 국내 주요 화학공단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습니다.

여수시는 지난 6일 질산암모늄을 생산하는 여수산업단지 내 휴켐스에 대한 긴급 점검을 실시했습니다. 휴켐스는 연 13만톤에 이르는 질산암모늄을 생산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저장량은 1300톤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수시는 점검 결과, 질산암모늄 생산과 저장, 출하 과정에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해 회사에 지속적인 안전관리를 당부했습니다.

국내에서 액체 화물 물동량이 가장 많은 항구와 최대 석유화학 공단이 있는 울산시도 긴급 점검에 나섰습니다. 레바논 참사 직후 시의회는 울산시에 즉각적인 현황 파악과 안전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울산시와 환경부 울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는 이달 10~28일 관내 질산암모늄 취급 업체를 긴급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울산에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상 연간 100㎏ 이상 질산암모늄을 사용하는 등 환경부 영업허가를 받은 업체가 5곳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 업체가 제조·사용·판매하는 질산암모늄 규모는 총 10만3000톤에 이릅니다. 울산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는 질산암모늄 취급 업체의 경우 매년 한 차례 정기적으로 시설 검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이 입주한 충남 서산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서산시는 레바논 사고 직후 한화토탈과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대산공단) 입주기업에 주요 시설 점검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우리 공장에서는 레바논 폭발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화학물질을 전혀 취급하지 않고 있다"며 "석유화학사들의 경우 폭발 관련 위험 물질들을 다루다 보니 다른 업종에 비해 내부 안전에 대해 항상 세심하게 관리·감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 등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도 "이번 레바논 폭발 사고를 계기로 위험성이 높은 화학물질 안전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5년간 전국 주요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각종 사고로 2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게됐습니다. 국회에서 공개된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단지 안전관리 체계 현황'에 따르면 2015~2019년까지 산단 내에서 화재·가스 누출·폭발 등 143건의 사고가 발생해 76명이 사망하고 142명이 다쳤습니다.

전체 인명피해자 가운데 사망자는 34.8%에 달했습니다. 사고 유형별로는 화재 사고가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재해 40건, 폭발 19건, 가스 및 화학물질 누출 18건, 기타 2건 순입니다. 이 기간 재산피해액은 488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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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08/12 08:00:17 수정시간 : 2020/08/12 08: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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