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본사 전경.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 회장에 대한 성년휴견을 신청했다. 동생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게 지분을 넘긴 조 회장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 이사장은 서울 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들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 이사장 측은 "(조 회장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다"며 "이런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 회장이 지난달 26일 급작스럽게 조현범 사장에게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부를 2400억원에 매각했는데 그 직전까지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며 "조 회장은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으며 사후에도 지속 가능한 재단 운영 방안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이사장 측은 "대기업의 승계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회사와 사회의 이익을 위해 이뤄져야 할 것이며 기업 총수의 노령과 판단능력 부족을 이용해 밀실에서 몰래 이뤄지는 관행이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달 시간 외 대량매매로 보유하고 있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 전량을 조현범 사장에게 매각했다. 조현범 사장은 이에 따라 총 42.9%의 지분율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19.32%)과 이번에 후견 신청을 한 조희경 이사장(0.83%), 조희원씨(10.82%) 지분을 합한 지분보다 많아 사실상 경영권을 조현범 사장에게 넘기는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조 이사장 측은 “조 회장의 후견인 후보자로 법원에서 선임한 공정하고 능력 있는 제3자가 선임되기를 원한다"면서 ”조 회장이 더 이상 분쟁에 휩싸이지 않게 하고, 한국타이어가 우리 사회를 위해 건강한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하고 싶은 마음에 이 사건 청구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회장의 장남 조현식 부회장은 "그룹의 주요주주로서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현식 부회장 측 자문을 맡은 홍용호 법부법인 원 변호사는 "법무법인 원이 조현식 부회장을 전반적으로 자문하게 됐다"며 "(오늘 있었던)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신청 문제에 대해서 조 부회장은 가족의 일원이자 그룹의 주요주주로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