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다시 회동했다. 이번 만남은 이재용 부회장의 답방 형태로 이뤄졌다. 앞서 이들은 지난 5월 천안에 위치한 삼성 SDI 배터리 생산 현장에서 한차례 회동한 바 있다.

이들은 이날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각도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엔 미래차의 핵심 부품으로 부상할 ‘전고체 배터리’ 등에 관해 논의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양사 경영진은 이날 오전 연구개발현장을 둘러보고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삼성에선 이 부회장을 포함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동행했다.

현대차그룹에선 정 수석부회장과 서보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사장, 박동일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부사장 등이 맞았다.

이 부회장 등 삼성 경영진은 차세대 친환경차, UAM,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관해 설명을 듣고 의견을 나눴다. 이재용 부회장 등은 자율주행차(넥쏘)와 수소전기버스도 시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메카’인 남양연구소에 재계 총수를 초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많이 다녀갔지만 재계 총수에게는 문을 열지 않았다.

남양연구소는 세계 시장에 출시하는 현대·기아차의 개발을 전담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종합 자동차 연구소다. 1995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347만㎡ 부지에 종합주행시험장, 충돌시험장, 디자인센터, 재료연구동, 전자연구동 등의 시설이 있고 연구 인력만 1만4000여명에 달한다.

업계에선 이번 양 총수간의 회동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앞당겨 미래차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가 미래차 선두로 치고나가기 위해선 전도체 배터리를 포함해 첨단 업체들과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1회 충전에 800km 주행, 1000회 이상 배터리 재충전이 가능해 차세대 기술로 미래차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앞서 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며, 앞선 1차 회동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주된 관심사였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세계 선도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가 나오는 내년을 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전고체 배터리의 예상 상용화 시점은 2030년쯤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번 회동이 양사 협력으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고체 배러티가 현대 전기차에 최초로 적용돼 양산된다면, 현재 질주하고 있는 테슬라를 넘어 세계 전기차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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