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대형 LNG 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2020년 상반기 수주절벽에 큰 시름에 빠졌다. 한국은 올 상반기 37척 수주에 그치며 145척의 수주를 기록한 중국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15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가별 누계 수주 실적은 중국 351만CGT(145척, 61%), 한국 118만CGT(37척, 21%), 일본 57만CGT(36척, 10%)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실적기준으로 2010년 이후 10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최근 3년간 1~6월 누계 선박 발주량은 2018년 1820만CGT에서 2019년 1379만CGT(24%↓), 2020년 575만CGT(58%↓)로 하락세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만해도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전세계 수주 1위를 달릴 것이라는 핑크빛 기대로 물들어 있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세상 최대 환경규제 ‘국제해사기구(IMO) 2020’로 인해 한국 조선업계가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가진 LNG선 시장에서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대형발주를 포함해 올해 조선 시장 상황이 2019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상반기가 끝난 현재, 국내 조선사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던 대형 LNG이 단 한 척도 발주되지 않았다. 이는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에 코로나19 까지 몰아닥치면서 선사들이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발주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전세계 조선 시장에서 올 상반기 14만㎥ 이상급 LNG선 발주는 단 3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척)보다 87% 감소했다. 특히 척당 1억8000만달러가 넘는 LNG선 발주는 한 척도 없었다.

업계에선 하반기 모잠비크, 러시아 LNG 운반선 대량 발주로 시황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최근 국내 조선3사가 카타르와 100척 규모(23조6000억원)의 대규모 LNG운반선 건조 도크 슬롯 예약 계약을 체결한 것에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우선 코로나19 사태부터 진정돼야 조선 시장이 활기를 돌 것으로 전망했다. 카타르 LNG선 관련 계약 역시 아직 정식 발주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 카타르는 발주할 LNG 선박 척수와 규모를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앞서 2004년에도 카타르는 90척의 슬롯 계약 중 53척만 발주 계약을 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국내 조선사들은 대형 LNG선 앞세워 전세계 수주 1위를 기대했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고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 대규모 LNG 프로젝트 발주 등에 집중, 추가 수주에 집중하는 것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최근 카타르발 대규모 계약은 코로나19 사태와 경기침체라는 악조건에도 올해 초 국내 조선업계가 기대했던 대로 흘러갈 수 있을 것이란 안도감을 줬다”면서도 “다만 카타르 건조계약 만으로 국내 조선사 건조물량을 채울수 없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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