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롯데 하반기 VCM' 회의, 웨비나 형태로 진행

첫 온라인 회의 "진중한 분위기 속, 밀도 있게 열려"

14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웨비나(Webinar)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한 모습. 사진=롯데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당분간 지속될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너무 위축되지 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업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 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4일 열린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에서 임직원들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롯데그룹이 매년 상·하반기로 진행하던 VCM가 달라졌다. 4~5일에 걸쳐 사업부문별로 계열사들이 모여 중장기 성장전략을 모색했다면 올해는 온라인으로 임직원이 소그룹 형태로 모여 웨비나(Webinar: 웹 세미나) 형태로 열렸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일하는 방식 변화 주문에 따라 형식보다 효율성과 실용성에 기반을 둬 14일, 단 하루 진중한 분위기 속에 보다 밀도 있게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는 롯데지주 대표이사와 임원, 4개 BU장 및 임원, 계열사 대표이사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임원진들은 서울 잠실(5개), 소공(2개), 양평(1개) 등 3개 거점에 마련된 8개 회의실에 소그룹으로 모여 VCM에 참여했다. 각 거점별 회의실에 소규모로 모여 화상회의 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날 각 계열사는 올해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경영계획을 공유하고, ‘뉴 노멀(New Normal) 시대가 요구하는 혁신’이라는 주제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미래 성장을 이루기 위한 그룹의 혁신 전략 및 실행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신 회장은 이날 마지막 순서로 대표이사들에게 “애프터 코로나가 곧 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코로나와 함께하는 위드 코로나(WC:With Corona)가 내년 말까지는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대비 70~80% 수준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러한 ‘70% 경제’가 뉴 노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최근 경제 상황의 어려움을 짚었다.

신 회장은 “뉴 노멀이 된 ‘70% 경제’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해 왔던 업무 방식을 다시 돌아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업무상의 낭비를 줄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CEO가 해야 하는 첫 번째 일”이라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생산 최적화를 위해 많은 생산시설이 해외로 나갔지만, 지금은 신뢰성 있는 공급망(Supply Chain) 재구축이 힘을 받고 있고 투자도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 이전)하고 있다”며 “국제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사업을 진행할 때에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에서도 아직 다양한 사업의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사 간 시너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주말마다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의 롯데 사업장들을 방문했던 경험들을 언급하며 본업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직접 가서 보니 잘하는 것도 있지만 부족한 점도 보였다”며 “DT(Digital Transformation)를 이루고 새로운 사업이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해왔던 사업의 경쟁력이 어떠한지 재확인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너무 위축되지 말고,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업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 달라”고 대표이사들에게 당부했다.

신동빈 회장은 19세기 영국의 총리 벤저민 디즈레일리가 말한 “최선을 기대하며, 최악에 대비하라”를 인용하며 “위드 코로나의 어려운 상황이 2~3년 계속되겠지만 이 기간을 우리 내부를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으로 만들어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격려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 전체적으로 진중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며 “하루, 온라인 세미나 형식으로 열려 일부에서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밀도 있고 원활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