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수출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

농심, 2분기 영업익 전년보다 394.3%↑

농심은 지난해 세계적인 아티스트 에바 알머슨과 함께 광고를 제작하는 등 꾸준히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사진=농심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하면서 라면 수출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내에서는 비빔면 등 여름면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업계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 5월 라면 수출액은 약 5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간보다 40% 증가했다.

라면 수출 증가율은 지난 1월 9.5%에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이후 2월 42.8%, 3월 31.5%, 4월 52.3%, 5월 39.6% 등으로 넉 달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10억6890만 달러로 0.2% 증가에 그친 것에 비하면 눈에 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비상식품’ 이미지가 강한 라면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늘고, 영화 '기생충'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라면 업계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농심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4.3% 증가한 405억원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매출은 15.5% 늘어난 6565억원으로 추정된다.

농심은 북미 시장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으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최근 미국 3대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전 세계 베스트 11개 라면 중 ‘신라면 블랙’을 1위로 선정했다. '짜파구리'와 '신라면 건면', '신라면 사발' 등도 순위권에 오르며, 현지 시장서 호평받았다.

2분기 농심의 북미 라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2~3%포인트 상승이 예상된다. 이 기간 미국 사업 매출도 39.0% 증가한 937억원으로 전망된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의 국내 라면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해외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라면 매출 증가율이 커지고 중국은 주력 제품의 온라인 공급의 확대, 일본은 신라면 라인업 다양화와 유통채널 판촉 강화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은 1645억원, 영업이익은 260억원으로 추산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3.1%, 영업이익은 24.9% 각각 증가한 수치다.

삼양식품의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 12.2%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내 라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지난 1분기 라면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52.8%에 이른다.

인기 제품은 단연 ‘불닭볶음면’으로, 해외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중국 618 쇼핑 축제 기간 중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 4~5월 수출액도 지난해보다 50% 증가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수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며 “최근에는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동남아 등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일본 매출도 반영되기 시작해 지역 다각화를 기반으로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뚜기는 올 2분기 매출 6126억원, 영업이익 4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각각 8.0%, 18.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분기 오뚜기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은 8.6% 수준으로 농심과 삼양식품처럼 높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속해서 해외 매출을 늘리고 있다.

특히 오뚜기는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을 확대 중이다. 지난 1분기 베트남에서만 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베트남 법인 매출이 278억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는 국내에서 발 빠르게 트렌드에 대응, '진진짜라'(진짬뽕+진짜장)과 '진비빔면' 등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백종원이 협업한 '오동통면 맛남의 광장 한정판' 등을 출시해 호평받았다.

손효주 연구원은 "오뚜기의 국내 가공식품 수요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견조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해외 매출 비중이 작아 최근 확대되고 있는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는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라면 및 가공식품 등은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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