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8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15일 이내에 갚으라는 것은 불가능"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제주항공의 이른바 '10일내 선결조건 이행공문'을 받은 이스타항공 노조가 투쟁 대상을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서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3일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위해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제주항공의 선결조건 이행공문은 체불임금, 각종 미지급금 등 8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15일 이내에 갚으라는 것과 같다"며 "현 상황에서 이러한 조건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조종사노조는 이 의원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이 의원과 이스타홀딩스에 체불 임금 해소의 책임을 지라고 주장해왔으나, 전날 제주항공 공문의 소식을 접하자 투쟁 방향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노조는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의 통화 녹취파일 내용도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20일께 오간 통화에서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는 최 대표에게 “셧다운을 하고 희망퇴직을 들어가야 한다. 그게 관(官)으로 가도 유리하다”고 말했고, 이에 최 대표가 “희망 퇴직자에게는 체불임금을 주지만 나머지 직원은 제주항공이 줘야 하지 않은가”라고 걱정하자 이 대표는 "딜 클로징(종료)을 빨리 끝내자. 그럼 그 돈으로 하면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이 계약당시 조건을 약속대로 실행하기를 원하는 것일뿐 언론에서 얘기하는 계약파기를 염두해두고 공문을 발송한 것이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주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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