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서비스·중고차 가격 하락·부품 수급 문제 등 소비자 피해 불가피

한국닛산 서비스센터에서 차량을 수리하고 있다. 사진=한국닛산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한국닛산과 인피니트 브랜드가 올 12월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한국시장에서 다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추기 어려워 이같은 결정을 했다는 것이 닛산 본사의 입장이다.

갑작스런 닛산의 한국시장 철수 결정에 닛산과 인피니티 소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철수설이 끊이지 않았지만 한국 닛산 측은 최근까지 “한국시장 철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한국닛산은 기존 닛산과 인피니티 고객들을 위한 차량의 품질 보증, 부품 관리 등의 애프터세일즈 서비스는 2028년까지 향후 8년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발표에도 소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29일 닛산·인피니티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한국닛산 철수소식에 걱정과 불만이 가득한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차량 오너들은 차량 정비와 중고차 가격하락 등의 불안감을 내보이고 있다.

닛산·인피니티 오너 사이에선 ‘지금부터라도 닛산차 전문 사설업체를 찾고, 부품 등을 구할 곳을 미리 알아놔야겠다’는 의견과 ‘중고차 가격이 무섭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니 미리 팔거나 폐차때 까지 타야겠다’는 의견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 오너들은 일본차가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 없으며,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희소성이 생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오너는 닛산차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경계하며, 철수 관련 게시글 자제를 부탁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한국닛산의 철수로 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닛산에서 2028년까지 에프터세일즈 서비스를 하겠다고 했지만 많은 지역에 있었던 서비스센터들을 한두 개만 남기고 모두 폐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해지며 결국은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인한 금전적인 손실은 물론, 부품 수급도 힘들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 닛산이 지속적으로 영업하면 필수 부품들을 재고품으로 쌓아두지만 철수 후에는 최소 부품 외에 본사에서 조달할 수 밖에 없어서다.

한편 이번 닛산 철수와 관련해 일본차 브랜드의 책임감 결여와 관련된 지적도 나왔다. 일본차 브랜드는 닛산에 앞서 스바루와 미쓰비시도 2012~2013년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적이 있다.

이호근 교수는 “BMW나 아우디·폭스바겐는 화재사건이나 배출가스 조작사건으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어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극복했다”면서 “반면 일본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곧바로 철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차 브랜드는 한일 무역갈등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수익이 나면 마케팅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철수하겠다는 태도로, 독일 등 브랜드와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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